[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 62] 아들 낳게 해준다는...예산 응봉면 증곡리 은행나무

2020-03-20     장찬우 기자

[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충남 예산군 응봉면 증곡리에 가면 은행나무가 있다.

수령으로만 따진다면 충남에서 열손가락 안에 드는 나무다.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될 당시 수령이 668년이라고 되어있지만 산림청 자료에는 880년으로 기록하고 있다.

산림청 기록이 맞다면 900여년을 살아 온 것이다.

최근 기력을 잃어 고사할 뻔 했지만 예산군에서 부패된 나무줄기를 제거하고 영양제를 주입해 되살아 났다고 한다.

외과수술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무 가지 끝이 많이 잘려져 나간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웅장한 자태만큼은 여전하다.

높이 23m에 가슴둘레 지름이 5.9m이며 매년 때가 되면 새파란 은행잎을 자랑한다.

아들을 낳게 하는 효험 있는 나무로 알려졌다.

일제 때, 아이를 낳지 못하던 한 여인네가 매일 새벽 이 나무에 치성을 드린 지 1년 만에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이후 이러한 소문이 퍼지면서 아이를 낳으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찾아와 나무에 치성을 드렸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수 년 전부터 은행나무 가지가 갈라진 부근에서 싸리나무가 기생해 자라기 시작했다.

이를 본 동네 사람들은 "나무가 회춘하는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은행나무가 ‘군목(郡木)’인 예산은 우리나라 제일의 은행 주산지다.

3300여 농가가 관내 약 200㏊에서 전국 총 생산량(3600t)의 37.5%를 차지하는 연간 1350t의 은행을 생산하고 있다.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