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서천 사상 첫 양자구도…선수 놓고 격돌

더불어민주당 나소열 "선수만 쌓아" vs 미래통합당 김태흠 "일하는데 한계"

2020-03-29     김갑수 기자
눈길을

[굿모닝충청 보령=김갑수 기자] 충남 홍성·예산과 함께 장항선 벨트의 핵심 축인 보령·서천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던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시장·군수를 지켜낸 곳이기도 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보령·서천이 한 선거구로 묶인 16대 국회의원 선거(2000년) 이후 최초로 맞대결 구도로 본선을 치르게 됐다는 점이다. 그 흔한(?)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도 없이 더불어민주당 나소열(60) 후보와 미래통합당 김태흠(57) 후보가 양자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서천군수(3선)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 민선7기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 등을 지낸 나 후보는 “재생의 치유도시 보령을 만들겠다”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민선4기 충남도 정무부지사와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등을 지낸 김 후보는 “3선에 성공할 경우 원내대표에 도전하겠다”며 ‘큰 인물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특히 선수(選數)를 둘러싼 공방전도 벌어지고 있다.

나 후보는 지난 26일 보령시청에서 가진 공약발표 기자회견에서 “정쟁과 특권의 중심에서 지역의 발전전략과 과제는 등한시 한 채 선수만 쌓는 여의도 정치인의 한계를 저 나소열은 뒤어넘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앞서 김 후보는 지난 20일 <굿모닝충청>과 가진 인터뷰에서 “‘초선으로 국회에 올라오면 화장실 찾는데 6개월이 걸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열정은 초선이 3선보다 많을 순 있겠지만 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나 후보를 에둘러 비판한 바 있다.

공약 부분에서도 일정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중부발전 인재채용 보령·서천 전 지역 확대 ▲서천, 미래 해양생태바이오 분야의 연구개발이 접목된 산업특구 지정을 공약한 나 후보는 “막연한 기업유치 구호를 외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그동안 추진해 온 철도, 도로, 항만 등 SOC 사업들을 확실하게 마무리 짓겠다” 장항국가산단, 웅천일반산단 기업유치 활성화 및 장항국가산단 스마트산단 조성 등을 공약한 상태다.

나 후보가 이처럼 김 후보를 향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선 것은 정권심판론보다는 인물 대결 구도가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보령1-2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대안사업 유치와 보령~대전 간 고속도로, 충청산업문화철도(보령~세종) 건설 등 대형 SOC 사업을 원만히 추진할 적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택이 당락을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보령과 서천 간 소지역주의가 최종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