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되살아난 지역주의’가 아니라, ‘바보 이데올로기의 퇴조’로 보는 게 옳다”

2020-04-16     정문영 기자
역사학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미통당의 핵심 지지자들은 ‘김대중이 정권 잡으면 공산화한다’, ‘노무현이 정권 잡으면 공산화한다’, ‘문재인이 정권 잡으면 공산화한다’, ‘민주당이 다수당 되면 공산화한다’는 말을 30년째 앵무새처럼 되뇌이고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그 말을 믿는 사람이 있다면 바보다. 세계가 변하고 나라가 달라졌는데도, 저들은 아직도 이승만-박정희 시대의 정신에 호소하고 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16일 4.15 총선 결과를 놓고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세계가 변하고 있는데도, 수십년 전부터 상투적으로 우려먹은 반공 이데올로기에 매몰돼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지역주의’의 벽은 여전히 높고, 그와 결합한 ‘바보 이데올로기’도 여전히 강고하다”며 “하지만 30년 전 ‘3당합당’ 당시에 걱정했던 것보다는 훨씬 빠르게, ‘지역주의와 결합한 애국보수 이데올로기’의 기반은 약해지고 있다”고 적었다.

특히 “많은 언론매체와 전문가가 ‘되살아난 지역주의’라고들 하지만, 그보다는 ‘바보 이데올로기의 퇴조’라고 하는 게 옳을 것”이라며 “자기 고향을 사랑하고 자기 고향 연고팀을 응원하며 자기 고향 출신 정치인을 지지하는 게 잘못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애향심이 ‘망상’과 결합하는 게 문제”라며 “이번 선거의 역사적 의의는, 30년간 지역주의와 결합하고 정치 담론을 왜곡했던 ‘망상’의 기반이 상당히 약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는 데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유신 독재 세력과 신군부 독재세력을 ‘인적’으로 청산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며 “하지만 그 ‘정신’을 청산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 시대의 과제이고, 그 과제를 달성해야 비로소 ‘정치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자칭 ‘애국보수’와 ‘진보좌파’라는 호칭이 잘못 사용되고 있어 정치 후진성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유신독재와 신군부 군사독재의 정신적 후예들에게서 ‘애국보수’라는 가짜 이름을 떼어 내야, 국제 기준에서 ‘보수’가 ‘진보좌파’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불리는 ‘정치적 후진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