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 서산시의원 "시청은 공무원 집 아냐"

5분 발언 통해 시청사 건립 관련, 역사성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 촉구

2020-05-25     김갑수 기자
서산시의회

[굿모닝충청 서산=김갑수 기자] 서산시의회 이연희 의원이 지역의 최대 현안인 시청 신청사 건립과 관련, 전혀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기 보다는 역사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 청사 주변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8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이 의원의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집행부 역시 가볍게 듣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25일 오전 진행된 제252회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지난 21일 청사입지선정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사실을 거론한 뒤 “시청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 눈앞에 나타나는 건물이 아니라, 시민 각자의 정신과 삶에 직접 관련돼 있는 중요한 무엇”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합의 형성을 추구하겠다는 방향을 설정한 맹정호 시장의 시정운영을 응원하는 한 사람으로서, 청사 이전에 대해 시민적 공감대를 더 형성해 줄 것을 주문한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이어 미국의 국가이슈포럼(NIF), 프랑스의 국가공공토론위원회(CNDP) 등 선진국의 공공 숙의 기관을 언급한 뒤 “현재 청사는 1963년 건축된 수도과 건물과 1976년 건축된 본관 등 7개 건물로 분산돼 주차장 혼잡과 업무능력 저하, 민원인 불평이 제기되면서 청사 건립이나 이전 논의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1995년 9회 본회의에서 청사 증축 시 필요한 대지확보를 위해 현 청사 주변 시유지를 집단화함으로써 향후 청사 증축에 필요한 대지를 연차적으로 매입해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

시는 지난 2011년 용역 결과를 토대로 현 청사부지 확장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밝혔고, 한국산업관계연구원이 수행한 2018년 신청사 건립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에서도 문화재 위원들은 “가능한 주변 부지를 추가 매입해 청사와 함께 성터 복원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 2014년 ‘청사건립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제정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1000억 원 조성을 목표로 매년 100~200억 원을 예치하고 있으며, 2020년 현재 668억 원 가량을 조성해 놓은 상태다.

이연희

시는 신청사 건립 외에도 토지매입비를 제외한 650억 원의 예산을 들여, 1990년 준공한 문화회관 이전과 맞물린 예술의전당 건립을 준비 중이다. 또한 400억 원 규모의 중앙도서관과 75억 원이 투입되는 문학관 건립도 추진 중이다.

이 의원은 “최소한의 비용과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낸 영주시청과, 해남읍성을 지역의 역사문화 랜드마크로 복원, 청사 신축과 연계하고 있는 해남군이 시의 거울이 되기를 바란다”며 “세계 어느 나라도 그 중심부에 시청이 존재한다. 현재 자리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은 공짜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이 의원은 지난 2018년 신청사 용역 중 시민 600명, 공무원 3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전 건립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시민 42.1%, 공무원 92%로 큰 차이를 나타낸 것을 거론한 뒤 “시청은 공무원의 집이 아니라 시민의 집이라는 것이 신청사를 건립하는 핵심”이라며 “(서령관문과 외동현 등) 그 역사적 보존가치의 자부심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근대문화와 현대문화가 공존하는 예술적 가치를 담는 신청사가 건립되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굿모닝충청>과의 통화에서 “1000억 원의 기금은 건축비만 해당할 뿐 토지매입비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며 “(현 청사 주변에) 미리 사 놓은 땅이 있다. 현 청사를 고민해 본 후 대안이 없을 때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부터 생각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