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K-Pop고등학교, "야구도 끝내줘요"

폐교 위기 충남 광천고에서 새로운 도전 눈길

2020-07-09     권성하 기자

[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충남 홍성의 '한국케이팝(K-Pop)고등학교' 야구부가 화제다.

전국에서 75번째로 창단된 신생 고교팀이지만 최근 대전·충청권 주말리그 후반기에서 천안북일고와 세광고 등 내로라하는 야구 명문고를 잇따라 격파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21일 공주고에 1 대 4로 패했지만 세광고를 5대 3(6월 27일)으로 꺾은 뒤 대전제일고 3대 0 승(6월 28일), 천안북일고 3 대 2 승(7월 2일) 등으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케이팝고 야구부가 일으키는 돌풍의 중심에는 2학년 허준호 투수가 있다.

팀의 에이스인 허준호 선수는 세광고와 경기에서 마무리로 등판해 2점차 승리를 지켰고, 천안북일고전에는 1점차 승부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184cm, 90kg의 다부진 체격에 145Km의 볼 스피드를 갖춰 프로구단에서도 점찍은 유망주다.

케이팝고 야구부는 올해 창단 4년차를 맞았다. 2017년 4월 공주고, 천안북일고에 이어 충남지역에서 40년 만에 창단된 고교팀이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수 출신 이승준 감독(44)이 학생들을 이끌고 있다.

창단후 봉황기 전국대회, 전국체전 등에 참가해 경험을 쌓았고, 올해는 코로나19로 늦게 시작된 주말리그에서 실력을 키워 전국대회 4강에 오르는 게 목표다.

사실 케이팝고는 야구부는 둘째 치고, 학교 이름부터 낯설다. 원래 교명은 광천고등학교다.

올해 특성화고등학교로 변경되면서 광천고에서 '한국 K-POP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농촌 학교가 갖고 있는 폐교 위기에 처했지만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 열풍을 일으키는 'K-Pop'의 이름을 달 정도로 실험적인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규 교과 과정에 케이팝을 전면에 내세운 건 이 학교가 국내 최초다.

학생 모집이 전국구로 가능해졌고, 음악 분야 외에 체육특기생들도 학년 중간에 전학을 오더라도 패널티 없이 바로 시합에 뛸 수 있어 선수 모집이 가능했다.

야구부 1학년 학부모 성준호씨는 "한국케이팝고등학교에서 제2의 BTS(방탄소년단)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제2의 박찬호(LA다저스)와 홈런왕 장종훈(빙그레이글스)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과 스포츠 스타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응원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