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천안 방문 '시끌벅적'…자원봉사자들 '낭패'

지지자 등 차량 양쪽으로 꽉 차면서 꼼짝달싹 못 해…"조용한 행보 아쉬워"

2020-08-14     김갑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당 대표 주자인 이낙연 국회의원(서울종로)이 13일 천안시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활동을 벌인 가운데, 몇몇 자원봉사자들이 낭패를 본 사실이 뒤늦게 전해져 뒷말이 나오고 있다.

복수의 제보자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날 병천면 오이 재배 하우스를 찾아 구슬땀을 흘렸다. “이재민과 피해 농가에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이 의원에게 눈도장이라고 찍을 속셈인지, 충남지역 선출직 인사들과 당원, 지지자 등이 대거 몰려 이 일대 통행로가 주차장이 되는 상황이 연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별도로 아침 일찍 현장을 찾은 한 자원봉사자는 오후 1시 30분까지 귀가해 자녀들의 점심을 챙겨줘야 했지만 도로가 막혀있는 바람에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복구 활동이 매우 고되다보니 오전과 오후 자원봉사자들이 교대로 투입되고 있는데 이 의원의 시끌벅적한 방문으로 그러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당시 상황을 담은 페이스북 사진을 보면 농로 양쪽에 차량이 주차돼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 자원봉사자는 “민주당 당 대표 모 후보의 방문으로 북새통을 이룬 차량 행렬과 인파들…무슨 이런 난리가…참 슬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는 “물론 지지자들의 방문을 일일이 막을 순 없는 일이겠지만, 수해복구 현장을 찾는 일인 만큼 현지 상황을 최대한 고려해 일정을 진행했어야 했다”며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도 비교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어제 발생했던 일을) 잘 전달해 드리겠다”며 양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