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간음’과 ‘성교’…여성혐오적 표현?...”국어 공부부터 하라”

2020-08-14     정문영 기자
정의당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간음’이라는 법문을 모두 ‘성교’로 바꿨습니다. 간음은 ‘결혼한 사람이 배우자가 아닌 이성과 성관계를 맺음’을 의미합니다. 한자 ‘간(姦)’은 ‘계집 녀(女)’ 자를 세 번 쌓은 글자로 ‘간악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여성혐오적’ 표현을 바로잡는 한편 ‘유사성행위’ 등 간음이 아닌 행위를 포괄할 수 있습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지난 12일 ‘비동의 강간죄’ 신설 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행 법에 명시된 ‘간음’이라는 단어를 어떻게든 없애야 한다는 강한 사명감의 발로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류 의원이 '젠더 편향성'에 사로잡힌 나머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여성을 너무 나약하거나 피동적인 존재로 인식, 여성을 지나치게 폄하하는 이율배반을 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는 먼저 “'간음’이라는 법문을 모두 ‘성교’로 바꿨다”고 강조했다. ‘간음’이라는 단어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간음’은 개념상 어디까지나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기준에서 볼 때, 부정적인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말하자면, 윤리와 도덕의 선을 넘어선 성관계를 그렇게 부르는 것인데, 여기에 ‘여성혐오적’이라는 난데없고 생뚱맞은 논리를 들이댔다.

그 논거로 제시한 것이 고작 한자 ‘간(姦)’에 대한 선무당 같은 주장이다. “‘계집 녀(女)’ 자를 세 번 쌓은 글자로 ‘간악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며, 이를 ‘여성혐오적 표현’이라고 단정했다.

한마디로, 국어 또는 한문교사들이 들으면 피식 비웃기 십상인 헛소리다. '계집 녀(女)’ 자를 세 번 쌓은 글자의 형상을 띠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을 ‘간악하다’라는 뜻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도무지 이해불가다. ‘간악(奸惡)’은 ‘간사하고 악독하다’는 뜻으로 그냥 ‘아주 나쁘다’는 의미다. ‘나쁘다’는 말을 ‘여성혐오적’이라는 뜻과 동일시하는 것이라면, 이는 국어 공부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간음’을 ‘성교’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 또한 문제가 있다. ‘성교(性交)’란 ‘남녀가 성기(性器)를 결합하여 육체적 관계를 맺는 행위’를 말한다. 인간적인 윤리나 도덕이나 양심 따위의 이성적인 개념을 깡그리 발라낸 그냥 성적 행위 자체를 의미할 뿐이다.

영어에서 ‘간음’은 ‘Adultery’이고, 이는 ‘성인(Adult)’이 하는 (성적) 행위를 뜻하는 접미사 ‘-ery’가 붙어 만들어진 단어다. ‘성교’는 별도로 ‘Sexual Intercourse’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