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전두환 동상 훼손…미지근한 행정이 화를 불렀다

19일 50대 A씨가 청남대내 전두환 동상 쇠톱으로 자르다가 적발

2020-11-19     김종혁 기자
전두환

[굿모닝충청 김종혁 기자]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 동상의 목 부위를 자르려던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두환 동상 철거를 두고 충북도와 충북도의회가 서로 머뭇거리다가 벌어진 일이다. 

19일 청주상당경찰서는 전두환 동상의 목 부위를 자르다가 관람객의 신고로 적발된 A씨(50)를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청남대에 입장권을 끊고 들어와 10시30분쯤 전두환 동상의 목을 30cm 쇠톱으로 자르기 시작했다. 전두환 동상의 목부의는 약 3분의 2가량 자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관람객에게 신고를 받은 청남대관리사무소가 현장에서 A씨를 붙잡아 경찰에 인계했다.

청남대는 전두환 동상이 세워진 대통령길을 곧바로 폐쇄 조치했다.

A씨는 경기도 화성에 거주하는 5·18단체 회원이라고 밝혔으며 다른 일행은 없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전두환 동상의 목을 잘라 가져가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두환 동상은 2015년 역대 대통령 10명의 동상과 함께 청남대에 세워졌다.

지난 5월 충북도는 5·18광주민중항쟁 40주년을 맞아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거를 결정했으나 곧바로 시행하지 않고 충북도의회에 관련 조례 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25명의 동참속에 발의된 관련조례는 뒤늦게 찬반 논란에 휩싸이며 도의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됐고 이상식 의원이 조례철회서를 내며 제정되지 못했다.

이에 충북 5·18민중항쟁 40주년 행사위원회는 청남대 앞에서 매주 화요일 집회를 열고 전두환 동상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청주의 한 시민은 “전두환 동상 철거를 두고 충북도와 충북도의회가 매끄럽게 추진하지 못해 도민의 갈등만 유발했으며 동상훼손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도와 도의회는 도민에 부끄럽지 않게 책임있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