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 시론》 문재인 대통령은 '신(神)'이 아니다!

2020-12-29     정문영 기자

《김두일 시론》 문재인 대통령은 '신(神)'이 아니다!
 -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한중 IP 전문가, '검찰개혁과 조국대전'의 작가)

이왕 점쟁이 흉내를 내는 '생계형 약장수'라고 욕을 먹는 김에 조금 더 나가 보겠다. 시간이 이제 정말 별로 없기 때문이다.

1. 영화 《킹덤오브헤븐(Kingdom Of Heaven)》의 한 장면

이슬람 성직자가 천막 안으로 들어와 살라딘을 마주보고, 눈짓으로 주위의 사람들을 물린다. 천막 안에는 살라딘과 사제, 그리고 나시르만이 남는다. 살라딘은 접시에 담긴 간식을 까먹으며 사제의 말을 듣는다.

사제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왜 철수합니까? 왜요? 하느님께서는 저들을 돕지 않으십니다. 전투의 결과는 오직 하느님에게 달렸습니다. (Why did we retire? Why? God did not favor them. God alone determines the results of battles)."

살라딘은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전투의 결과는 하느님에게도 달렸지만, 군사들의 준비 · 숫자 · 건강과 식수의 보급에도 달렸소. (The results of battles ARE determined by God, but also by preparation, numbers, the absence of disease, and the availability of water).

적을 배후에 두고는 포위를 유지할 수 없지(One cannot maintain a siege with the enemy behind). 지금까지 하느님께서 몇 번이나 무슬림에게 승리를 허락하셨소(How many battles did God win for the Muslims)? 내가 지휘하기 전에,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내가 지휘하도록 주재하시기 전에 말이오(before I came... that is, before God determined that I should come)."

사제가 답변한다.
"거의 없었지요. 우리의 죄 때문이었습니다(Few enough. That's because we were sinful)."

하지만 간식을 먹던 살라딘은 코웃음치며 응수한다.
"준비가 안 돼서 패한 거요 (It is because you were unprepared)."

2. 윤석열, 김명수, 최재형, 한상혁 vs 조국, 추미애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김명수 대법원장, 최재형 감사원장,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임명한 것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인사다.

인사팀의 검증이 실패한 것이건, 속은 것이건, 배신을 당한 것이건, 인재풀의 상황이 여기까지가 한계이건 결과적으로 잘못된 인사인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이 인사가 다 깊은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라고 하면, 이는 더 큰 실패로 이어지는 것이다.

윤석열이 지금 이렇게 망나니 짓을 하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깊은 뜻인가?

조국 장관 일가가 이 정도로 고충을 겪고 있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깊은 뜻인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3. 추미애 사퇴 수리와 윤석열 탄핵

이미 추미애, 이성윤, 심재철, 박은정 등 검찰개혁을 위해 윤석열과 최전방에서 싸우고 있는 인물들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유시민, 김두관도 수사할 것이라고 한다. 그 외 정경심 쪽에 유리한 증언을 한 모든 증인도 수사를 할 수 있다.

이런 중세시대에나 나올 법한 일이 이제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되었다.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그 힘든 일을 윤석열과 검찰이 해냈다. 부역 언론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장담하는데, 추미애 장관이 사퇴하면 '수사+기소'로 이어진다. 이성윤, 심재철, 박은정 등은 다 날라간다. 1월 인사에 의해서 말이다. 임은정 검사 표현대로라면, 자신들의 조직에서 '증오의 공기'가 느껴지는 고통을 겪을 것이다.

조국 일가에 버금가는 고통을 겪게 된다는 의미다. 단지 검찰개혁을 위해 5선, 여당 당대표를 했던 인물이 스펙을 다운그레이드를 시켜가며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정치적 이유로 사지로 보내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깊은 뜻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4. 문재인 대통령은 '신(神)'이 아니다.

추미애 장관이 어제 "윤석열 탄핵, 역풍은 오지 않는다"는 글을 링크한 것은 본인의 뜻이다. 아직 포기하지 않고 싸울 수 있다는 의미다.

추미애는 포기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깊은 뜻이 있으니 받아 들여야 한다"고 포기하면 되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신이 아니다. 우리는 일단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살라딘의 말처럼 준비를 잘 해야 이기는 전쟁이다. 무한신뢰를 보내야 할 때와 준비를 잘 하기 위해 어떤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할 시점은 다르다.

나는 아직도 주장한다.

"추미애 장관 사퇴를 반대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사퇴를 반려해 주세요. 최소한 1월 인사까지는 추미애 장관이 해야 합니다!"

"윤석열 탄핵을 주장합니다. 민주당에서는 상황 인식을 제대로 해 주세요. 역풍을 두려워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윤석열이 직무에 있으면 검찰개혁에 선봉에 있던 사람들 다 사지로 내 몰게 됩니다. 보궐선거 의식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에만 신경쓰면 다 죽습니다"

"추미애 장관 사퇴를 반대하고 윤석열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해당 청원에 동참해 주시고 각 의원들에게 압력 전화, 문자 넣어 주세요. 추미애 장관도 포기 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포기하지는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