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해김씨는 정말 ‘그곳'에 점이 있어? [브레이크 고장 난 박기자]

2021-03-18     박종혁 수습기자

[굿모닝충청 박종혁 수습기자] 저는 어릴 적부터 궁금증이 생기면 브레이크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추진력이 굉장했냐면 업무적으로 막힌 부분을 해결하고자 이등병 때 육군 인사 참모에게 전화해 원활히 처리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궁금증 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봤던 주제들을 깊이 파고드는 기획 기사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정말로 ‘김해김씨’는 그곳에 점이 있어?”

 

김해김씨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웃긴대학’의 게시판에 ‘진짜 이상한 말 들었는데 진위 여부 확인 가능해?’ 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서 작성자 만만*** 씨는 “김해김씨인 남자들은 그곳(순화된 표현)에 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진짜인지 궁금해”라고 의문을 표했다.

자신이 김해김씨라고 밝힌 맥** 씨는 댓글에 “김해김씨인데 진짜로 점이 있다”며 “나는 그냥 애교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유전적인 요인일 수도 있다니 웃기다”라고 적었다.

이 글에서 영감을 받아 직접 조사해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발견한 실마리는 김해김씨의 시초인 김수로왕의 설화였다.

이 설화는 ‘가야의 김수로왕이 폭우로 다리를 건너지 못하는 노인을 위해 남근을 세워 강을 건너게 해 주었고, 강을 건넌 노인이 담뱃대를 수로왕의 남근에 톡 쳐서 상처가 남았는데 이 상처가 점이 되어 김해김씨에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라는 내용이다.

삼국유사의

이 설화의 출처 확인을 위해 삼국유사의 가락국(가야)전을 찾아봤으나 유사하거나 같은 내용은 없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제공한 가락국전 구지가의 해석 중에서 남근과 관련된 표현은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놓아라' 라는 문구에서 ‘머리’는 남근(男根)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것뿐이었다.

김수로왕의 담뱃대 관련 설화가 사실이 아닌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금관가야는 532년, 대가야는 562년에 각각 멸망했으나, 우리나라의 첫 흡연자는 1587년생 태어난 ‘장유’ 씨로 가야의 건국 시기와 담배도입 시기는 서로 맞물리지 않는다.

설화를 통한 탐색 실패에 굴하지 않고 “김해김씨가 정말로 그곳에 점이 많다면 통계적으로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라는 물음이 생겨 소규모 연구를 해 보기로 했다.

연구 설계 관련 도움을 준 익명의 심리학 석사는 “표본집단의 수가 적어서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 점을 주의해 즐겁게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구글

조사를 위해 구글 드라이브 설문 기능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빅데이터(이하 딕데이터)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딕데이터 취합은 ‘블라인드’, ‘뽐뿌’, ‘웃긴대학’ 등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으며, 총 130여 명의 성인 남녀가 참여했다.

여담으로 ‘김해김씨’ 종친회에 협조를 구하려고 했으나, 어른의 사정으로 인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상관분석

딕데이터 분석결과 ‘김해김씨’ 중 87.3%가 생식기에 점이 있었고, 그 외 다른 성씨들은 68.6%가 점이 있었다.

상관관계 분석 결과 이 조사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으며, ‘김해김씨’와 ‘그 외 다른 성씨’는 ‘생식기의 점 여부‘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통계적으로 ’김해김씨는 다른 성씨보다 생식기에 점이 있을 확률이 높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