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인] "송소희 언니 뛰어넘는 국악인 될 거에요"

예산 덕산중 3학년 유도현 양..."국립예술고 입학해 공부하고파...인간문화재 희망"

2021-07-15     이종현 기자
성인도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성인도 힘들다는 시조창에서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는 중학생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충남 예산군 덕산중학교 3학년인 유도현(16) 양이다.

시조창은 시조시를 가사로 바꿔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유 양은 2018년 전북 익산에서 열린 전국 시도경창대회 명창부 장원 수상을 시작으로 전국단위 대회에서 잇따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39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에서 시조부 장원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13일 <굿모닝충청>과 만난 유 양의 첫인상은 가냘프고 앳된 외모이면서도 해맑게 웃는 미소속에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유 양이 시조창에 입문한 것은 우연이었다.

덕산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던 유 양에게 어머니가 민요를 배울 것을 권유, 홍주 국악예술원(원장 박석순)에 찾아갔다.

박석순 원장은 빠르게 적응하던 유 양을 눈여겨봤다. 어린 나이지만 성인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어 장래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시조창을 권유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제대로 소리가 나오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유 양은 연습을 게을리지 않았다.

그 결과 지금은 힘이 있으면서도 음역이 넓어 고운 목소리를 갖고 있다. 성인도 올라가기 어려운 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유 양은 무대 위만 서면 무서운 눈빛으로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여느 명장들과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객석을 사로잡는다.

수업과 연습을 병행하는 게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유 양은 “길고 낯선 용어의 민요 가사를 외우는 건 어렵지만 목표를 달성하면 기분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판소리, 민요와 달리 시조창은 긴 호흡과 사설에 대한 이해를 요한다. 하지만 나지막하면서도 매력 있는 소리로 심금을 울린다.

유 양에게 시조창의 매력을 묻자 “느린 음악은 처음에는 그 맛을 알기가 참 쉽지 않지만 시간이 걸려 매력을 느끼면 마치 중독처럼 손을 뗄 수가 없다”고 했다.

앞으로

롤모델로 덕산초 선배인 국악인 송소희를 꼽았다.

유 양은 “앞으로 시조창을 열심히 배우겠다”며 “송소희 언니를 뛰어넘는 대한민국 대표 국악인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재 유 양의 목표는 국립예술고등학교 입학이다. 더 나아가 ‘인간문화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국립예술고등학교에 가서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어요. 저에게 시조창이란 꿈이고 희망이에요. 앞으로 열심히 배워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국악의 즐거움을 알리고 싶습니다.”

작은 체구에 옹골찬 힘이 뿜어져 나오는 어린 국악인의 포부가 이루어지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