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 ‘나눠먹기’ 후폭풍… 민주당 지지층 “민주당 자체가 개혁대상” 폭발 직전

- 합의안에 반대 15명, 기권 28명, 찬성 104명

2021-07-24     정문영 기자
23일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전날 여야가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재분배에 이어, 내년 대선 이후 후반기에는 핵심 상임위인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등 나눠먹기 합의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찮다.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장은 24일 “검사들이 피아를 구분하지 않고 검사들끼리 해먹는 것처럼, 국회의원도 피아를 구분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해먹는다”며 “내년 대선 이후, 차기 정부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더라도 법사위에서 막아버리겠다고 아예 짜웅을 했구나. 씨발놈들!!!”이라고 몽둥이를 치켜들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에는 국힘당과 짜웅하는 애들이 대부분이라고, 숫자는 깡패가 될 수 없다고 우려했었다”며 “내가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것은 그래도 몇몇의 양심이 있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결국은 이렇게 되는구나. 지금의 국회는 직접민주주의로 보완하지 않고는 개혁될 가능성은 없다”고 소리쳤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상임위원장의 나눠먹기식 합의 결정 이후 탈당을 거론하며 "죽 쒀 개 줬다"라고 노골적인 반발을 보이는 등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역풍이 통제 불능의 험악한 상황으로 치솟는 분위기다.

합의가 나오자마자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최종 과제라고 생각했더니, 이제 보니 민주당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개혁대상”이라며 “민주당의 간자(間者)들을 걸러내는 것이 먼저다더러운 배신감을 느낀다”는 둥 지지층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방송인 김용민 PD는 페이스북에서 “2022년 3월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 개혁입법 추진과정에서 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여상규 같은 법사위원장이 ‘자구가 잘못됐다’며 움켜쥐고 아무것도 안 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라”며 시나리오까지 썼다. 비현실적인 '단순 가상 시나리오' 같지만, 나름 현실성 있는 '리얼 매코이(Real McCoy)'로 보인다.

결국 여당인 민주당은 국민의힘 법사위원장이 생떼쓰는 바람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국회의장을 찾아가 직권상정 요구한다. 그런데 그 국회의장이 김진표... 김진표는 점잖게 ‘여야 합의해야 한다’며 거부. 언론은 그런 김진표를 '미스터 의회주의자'로 띄우는 상황…”

정치 유튜버인 황희두 민주당 미디어혁신특위 위원은 “벌써부터 이 황당한 장면이 떠오른다”며, 지난 20대 국회 후반기 여상규 법사위원장(자유한국당, 국민의힘 전신)이 민주당 의원들을 윽박지르며 옹골차게 완장질했던 순간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리고는 “여의도 내부가 복잡한 일 투성이라는 건 잘 알지만, 이걸 용납할 시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다”고 개탄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밤 의원총회에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겨주는 합의안에 반대했던 정청래 김용민 박주민 서영교 이수진 의원 등 15명(기권 28명)을 제외한 나머지 104명의 찬성파 의원들에 대한 명단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민주당측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법사위를 넘기기로 하는 월권적 합의안을 정청래 의원조차도 의원총회 15분 전에야 알았고, 어물쩍 넘어가는 투표를 했다”며 “민주당 의원들 분위기가 ‘내년 대선을 내주더라도 총선을 위해 상임위 좀 내주고 국정 책임을 피하자’라는 기류가 있다”고 전했다.

이 전언이 사실이라면, 결국 찬성파 의원들은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을 통한 정권연장보다는 ‘협치’라는 모양 갖추기식 사쿠라 정치를 통해 총선에서 자신들의 자리나 우선 보전해보겠다는 이기적이고 반역사적인 인식을 보였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편 본보가 제보를 근거로 공개한 반대투표 명단은 일부 부정확한 면이 있어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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