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페미니즘… 김주대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로 인식”

2021-08-02     정문영 기자
문인화가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를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고, 사회적으로 봤을 때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이 너무 안 된다. 출산 장려금을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번에는 ‘페미니즘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펼쳐 다시 구설에 올랐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벌어지는 설화(舌禍)의 연속이다.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쓴 '일일부독서(一日不讀書)하면 구중생형극(口中生荊棘)'이라는 유명한 글귀를 패러디해, 하루라도 구설에 오르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아 못견디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그는 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서 〈윤석열이 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페미니즘이란 것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이게 선거에 유리하고 집권 연장하는 데 악용돼선 안 된다"면서 '페미니즘과 저출산의 상관성'을 언급했다.

그는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주장을 하는 분도 있다고 언급한 것"이라며 "전해들은 이야기"라고 한발 뺐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모르면 차라리 가만히나 있지, 어떻게 저출산이 페미니즘 탓이라고 황당한 발상을 하고 페미니즘을 집권연장에 갖다붙이는 궤변을 늘어놓느냐”며 몽둥이를 들고 나섰다.

이에 문인화가 김주대 시인은 “들은 얘기 중에 어찌 이런 말을 골라서 전달할까? 이야기를 듣는 행위에도 사실은 개인의 주관적 선택이 작용한다”며 “들은 얘기 중에 어떤 이야기를 골라낼 때는, 그 주관적 선택이 이중적으로 작용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야말로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이야기에 대해서만 강한 전달 욕구가 생긴다”며 “윤석열이 변명하는 것처럼 들은 얘기라고 하더라도 윤석열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들은 얘기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페미니즘이 저출산의 한 원인이라는 건 윤석열 자신의 생각이다. 페미니즘이 없었다면, 남존여비의 시대에 버금가게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로 함부로 잘 활용할 수 있었는데, 빌어먹을 페미니즘 때문에 남성들이 함부로 들이댈 수 없이 되었다는 안타까움이 엿보인다.”

그는 “여성을 존중하려다 보니 남성의 본능을 거칠게, 술 처먹을 때 원샷하듯 멋지게 발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윤석열에게는 내재하여 있다”며 “페미니즘을 단지 저출산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는 저 미개와 야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라고 한숨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