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백 만평] 이명박 사면, '촛불'은 흘러간 과거 취급?

2022-03-16     서라백 작가

[굿모닝충청 서라백] 윤석열 후보의 당선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가 정가의 핵심의제로 떠올랐다. 16일 현재 청와대와 인수위측은 이 문제를 놓고 '밀당'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결론이 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다. 

이와 맞물려 대통령직 인수위 주요 요직에 전MB정부 인사들이 다수 포진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이명박 시즌 2'로 비유한다. 이들은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 주요 외교안보 분야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오십보백보'지만 이명박근혜 전 대통령의 죄과를 굳이 따지자면 박근혜는 '무능'과 '무지'가 앞서는 반면, 이명박은 지극히 사악하고 질이 안 좋은 '사리사욕'이다. 이명박 사면에 국민 통합과 화해를 대입한다는 것은 '촛불혁명'을 지나간 과거의 이벤트로나 취급하는 반역사적 시각이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것도 모자라 망각의 동물인 어류(붕어)로 취급하는 작태.

사면론은 국민의힘이 아닌 여당 측에서도 일찌감치 거론됐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대선 전 섣불리 이명박근혜 사면론을 꺼냈다가 지지층의 뭇매를 맞았다. 대선 패배 후 이번에는 이상민 의원이 사면론을 들고 나왔다.

관록의 집권여당 정치인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범인이 모르는 혜안이라도 있는 것일까. 패배한 당의 중역들이 책임은 외면하고 정치공학적 설계에 심취해 벌써부터 어설픈 관용을 논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촛불'은 실종됐다. 이재명 후보의 말처럼 이 관용이 향후 '참극'을 불러온다면 그때는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민주당은 현재 비대위 구성을 놓고 자중지란에 빠진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정체성 회복이 급한 쪽은 차라리 민주당이다. 당론 하나 결집시키지 못하는 오합지졸들이 무슨 수로 칼을 갈고 귀환한 구악들과 맞붙는다는 말인가. 접싯물에 고개를 파묻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