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알려주는 생활법률] 부동산 ‘가계약금’ 반환될까?

김영찬 청주 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2022-03-25     김태린 기자

사안 = A씨는 지난 22일 중개사무소를 통해 B씨 소유의 아파트를 3억 원에 매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B도 중개사사무소를 통해 A에게 위 아파트를 3억 원에 매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A는 공인중개사로부터 ‘가계약금’을 입금하라는 말을 듣고 B에게 가계약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지급했다. 

A와 B는 같은 달 26일에 만나 구체적인 매매계약의 조건을 협의해 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했다(한편, 이 당시 아파트에는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A는 매입대금의 일부를 대출받아 마련하려고 했으나 필요한 만큼의 대출이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자 지난 26일 위 중개사사무소를 통해 B에게 부동산매수 의사를 철회하고 지급한 가계약금의 반환을 요청했다.

이 경우 A는 가계약금으로 지급한 1000만원을 B로부터 반환 받을 수 있을까?

사진=픽사베이

해결 = 결론적으로 이 사안에서는 A와 B 사이에는 본계약이 성립되지 않았고 B가 A로부터 받은 가계약금 1000만원은 증거금 성격이 있을 뿐이므로 이를 A에게 반환해 주어야 합니다.   

김영찬

즉 이 경우 매매의 목적물, 매매대금 액수와 계약 체결일에 관해서 의사 합치가 있기는 했으나 계약금, 중도금 및 잔금의 지급방법 및 그 시기, 부동산 인도 시기, 현재 거주 중인 임차인의 퇴거 여부 등에 관해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없었으므로 A와 B 사이에 매매계약이 성립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가계약금으로 지급된 1000만원은 매매계약에 대한 계약금이 아니라 A가 B에게 매매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면서 장차 계속될 매매계약 교섭의 기초로 교부한 일종의 ‘증거금’으로 보아야 하고, A와 B 사이에 매매계약 본계약이 체결될 경우 그 매매대금 중 계약금 일부의 지급에 갈음하되 본계약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반환할 것이 전제된 돈으로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다만 ①A, B 쌍방 간에 가계약을 위반하거나 본계약 체결을 거부할 경우에 가계약금 상당액을 위약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의 ‘위약금 약정’을 하였거나 ②지급한 가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가계약금의 배액을 제공해야 해약할 수 있다는 취지의 ‘해약금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었다면, 매수인인 A의 사정으로 본계약체결을 거부한 것이므로 A는 B에게 가계약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