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한동훈, 이제는 '일정표'라고?... 뱀처럼 교묘하다"

- 조국 "일정표 뒤에는 딸의 내밀한 이야기가 적혀 있는 일기장이다"

2022-05-09     정문영 기자

 

윤석열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법꾸라지' 같은 답변에 격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지시로 조 전 장관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딸 조민 씨의 중·고등학교 시절 일기장까지 압수해간 사실에 대해 “그런 적이 없다고 한다”고 한 후보자가 잡아떼자, 관련 증거물을 들이대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한 후보자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당시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했던 장본인이다. 또 조 전 장관이 이날 자신의 SNS에 포스팅한 자택 압수수색 목록을 보면, ‘다이어리(검정색)’라고 명확히 표시돼 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미성년자 일기장까지 압수수색 했느냐”라고 묻자 “그 당시에 조민씨는 30세였다. (일기장 압수한 적이 있느냐고 했더니)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조 전 장관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 “조 전 장관 딸의 중학생 시절 일기장은 딸의 항의로 현장에서 돌려줬으나 고등학생 시절 일기장은 압수해갔다고 했다”고 지적하자, 한 후보자는 “그래서 다시 확인해봤더니 그게 수첩(일정표)였더라. 일기장과 일정표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맞섰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이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일정표’라고 한다"며 "압수수색한 일기장 앞에 연별 월별 일정표가 있다. 그리고 그 뒤 부분에 날짜별로 딸의 내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일정표라고 하는 압수물을 공개하라"고 소리쳤다.

조국

앞서 전날에는 한 후보자가 딸의 논문 대필 의혹에 대해 '연습용 글로 입시에 활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하자, 조 전 장관은 "뱀처럼 교묘한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현근택 변호사는 “미성년자의 인권은 보장이 되어야 하지만,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조 전 장관 수사를 지휘했던 사람이 할 말이냐”며 “한 후보자는 딸이 미성년자인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조민 씨는 미성년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안이 다르다고 말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압수수색 당시에 미성년자였다는 것이 아니라,미성년자일 때 작성한 일기장까지 압수수색을 했어야 하느냐라고 질문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며 “법률가의 시각에서 미성년자인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전혀 공감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이 미성년자인 것과 아닌 것에 차이가 있나. 자기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줄 알아야 한다”며 “미성년자인 내 딸은 보호를 받아야 하고, 성년자인 남의 딸은 보호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냐”고 소리쳤다.

앞서 한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의 딸에게 제기되는 숱한 의혹에 대해 "제 딸이 지금 미성년 상태다. 좌표 찍기를 당한 이후에 이메일이라든가 사이트로 굉장한 욕설과, 미성년자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공격을 당하고 있어서 굉장히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