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렬 문빠' 팔로우 文 전 대통령...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2022-05-14     정문영 기자
오는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 뵙겠다. 그때 다시 한 번, 당신이 했던 그 말, ‘야, 기분 좋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십시오.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참석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이 오는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맞아 봉하마을 묘역에서 〈나는 깨어 있는 강물이다〉를 주제로 추모행사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8주기 이후 조화만 보냈던 문 전 대통령이 이번 추도식에는 참석할까?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전·현직 대통령이 나란히 만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이 최근 극렬 지지층인 이른바 ‘똥파리 문파들’을 잇따라 팔로우한 사실이 확인돼 주목된다. 순수 지지층은 그의 이같은 행보를 '충격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들의 악행을 알면서도 그런 것이라면, 그의 정체성에 근본적으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그는 12일 "귀향 후 첫 외출을 했다. 집 정리가 끝나지 않았고, 저는 잘 지내고 있다"며 트윗에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재임 중 "퇴임 후 잊히고 싶다"고 언급한지 3일도 지나지 않아 SNS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문제는 그가 대표적인 ‘골수 문파로 온갖 패악을 서슴지 않으며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악행을 범했던 이들을 팔로우하며 친구 삼기 시작했다는 점. ‘루나(Luna)’와 ‘아리아리’ 등을 잇따라 팔로우한 것이다.

‘루나’는 최근 자신의 트윗에 “헉! 눈 떴는데 맞팔이 돌아와 있어ㅠㅠㅠ 착하게 살게효오오!”라는 글과 함께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을 팔로우한 사실을 자랑했다.

‘아리아리’ 또한 "헐 집에 들어오자마자 소리 질렀어!!! 어떡해ㅠㅠ 너무 행복하잖음ㅠ 앞으로는 근데 욕은 웬만하면 덜 써야겠다ㅋ”라며 역시 문 전 대통령의 팔로우에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자칭 '문빠’ '극문' '문꿀오소리' '이낙연 지지자' 또는 '도깨비’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을 섞어 만든 '뮨파'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똥파리들’로, 다른 멸칭으로는 '이천파' ‘변파리’ ‘권순욱파’ 등에서부터 '동파리지앵' 'east 파리지앵' 등 다양하다.

한 네티즌은 14일 “잊혀지고 싶다던 문재인이 루나를 팔로우했다”며 “이재명과 김혜경 대한 입에 담지 못할 음해와 조롱을 하고, 가짜뉴스를 확대재생산하는 것을 놀이삼아 해오던 루나 패거리로, 루나는 똥파리들의 숙주노릇을 하며 이재명을 악마로 만든 일등 공신”이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똥파리 중에 본보기로 한 놈만 잡으면 가짜뉴스를 막을 수 있는데, 바로 그 한 놈이 루나”라며 “똥파리들의 본질은 ‘이재명 혐오’. 이를 민주당이 알고 문재인도 알고 있는데도 아무 조치 없이 즐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제보자X는 "우리는 수박계파의 수장 이낙연을 비판하고 홍남기의 비열함을 비난하며, 윤석열을 극혐한다"며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비판하고, 양정철을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두를 임명하고 거느렸던 지도자 문재인을 비판하면 욕 먹는다. 정상적인가?"라고 물었다.

일부 몰지각한 문재인 지지자들이 보이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몰이성적 맹신'으로 왜곡된 비정상적 팬덤정치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들은 인간적으로는 나무랄데 없이 훌륭하지만, 정치적으로는 흠결이 적잖은 문 전 대통령을 우상숭배하듯 맹신하고 '신격화'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JTBC가 방영한 〈손석희 전 앵커와의 특별대담(대담: 문재인의 5년)〉에서 ‘문파의 팬덤정치’에 대해 “열성적인 지지층이 있을 수 있으나, 혐오와 차별을 통한 편가르기 정치가 문제”라며 “오히려 간격을 좁히고 다른 사람들과 배타적으로 거리를 두게 하는 지지는 진정한 지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지지층은 이를 ‘문재인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을 지지한다’고 강변하는 속칭 '똥파리 뮨파들'은 순수 문재인 지지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다시 똥파리의 날개짓이 시작됐다. 이곳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에 대한 '악마화'를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