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펠로시 의장을 ‘뭉갠' 尹 대통령, 외교적 자충수”

2022-08-05     정문영 기자
〈윤석열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전화통화로 대신하고 직접 만남을 거부한 것을 두고, 외신들은 일제히 “한국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뭉갰다”고 거칠게 비판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각) “한국 대통령이 자택 휴가를 이유로 낸시 펠로시 미팅을 건너뛰었다(South Korea’s president skips Nancy Pelosi meeting due to staycation)”고 했고, 파이낸셜타임즈(FT)는 “한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긴장을 이유로 펠로시를 뭉갰다(South Korean president snubs Nancy Pelosi as China tensions rise)”고 헤드라인을 잡았다.

블룸버그 역시 “한국의 지도자가 휴가 중 펠로시 의장을 무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South Korea Leader Snubs Pelosi Over Holiday, Adding to His Woes)”고 제목을 달았다.

WP는 이날 “펠로시 의장이 전날 저녁 늦게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윤 대통령은 서울에서 열린 연극 공연에 참석하고 배우들과 만찬과 술을 마시며 사교적인 시간을 가졌다”며 “중국을 달래기 위해 펠로시 의장과의 회담을 기피한다는 비난여론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제 외교무대에서 윤 대통령의 극심한 존재감 부재로 가뜩이나 비판을 사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보수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을 우려, 펠로시 의장을 의도적으로 기피함으로써 호된 비난을 자초했다”고 덧붙였다. 

FT는 “윤 대통령이 방한한 펠로시 의장의 면담을 거부해 국내적으로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며 “그가 중국에 호의를 보이려고 한 것이지만, 국내·외적으로도 잘못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미국에서 영향력이 높은 중요한 인물”이라며 “대만과 일본의 정상들이 모두 만나는데, 유일하게 윤 대통령이 만나지 않은 것은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집권 3개월 만에 지지율이 역대급으로 추락하고 있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펠로시 의장을 직접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대신 전화통화를 선택했다”며 “휴가를 방해 받고 싶지 않아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고, 윤 대통령은 결국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유일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들추었다.

매체는 “윤 대통령은 중국을 상대로 강경노선을 취하겠다고 공약한 이후 최근 들어 지지율이 급격하게 추락했다”며 “하지만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과의 만남을 미룬 것은 집권 이후 윤석열 정부에게는 자해행위가 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또 김두연 미국 신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위원의 발언을 인용, “윤 대통령에 대한 국내 여론이 굉장히 나쁘다”며 “세계적인 중추국가가 되기 위해 미국과 대화를 이어 나가거나, 중국에 맞서 국익을 보호할 수 있는 윤 대통령의 능력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시각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