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의원, 음주 상태서 공직자 복무점검 '논란'

A 의원, 3일 밤 9시 경 불 켜진 사무실 찾아…"권한 밖의 일" vs "격려 차원"

2022-08-05     김갑수 기자
충남

[굿모닝충청 태안=김갑수 기자] 충남 태안군의회 한 의원이 음주 상태에서 집행부 공직자들에 대한 사실상의 복무점검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행정사무감사 등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일상적인 복무점검은 권한 밖의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사자는 “밤늦게까지 근무하는 공직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입장이다.

<국제뉴스> 보도와 <굿모닝충청> 취재를 종합하면 군의회 A 의원은 지난 3일 밤 9시 경 군청사로 들어가 공직자들의 근무 태도를 살펴봤다. 의회사무과 일부 직원도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의원은 특히 근무 인원이 적음에도 불을 환하게 켜놓은 것과 에어컨을 작동 중인 것을 문제 삼거나, 직원의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공직자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술 냄새가 확 풍기는 상태에서 사무실에 들어와 깜짝 놀란 직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공직자는 “새내기 직원들의 경우 A 의원의 신분을 알 수가 없었기에 많이 당혹스러웠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 팀장급 공직자는 “비록 소란을 피운 것까지는 아니지만 음주 상태에서 갑자기 사무실을 방문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며 “집행부에 대한 견제·감시와는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A 의원은 “의회사무과 직원들과 저녁식사 후 돌아왔는데 군청 3층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있다면 격려해 주고자 올라갔던 것”이라며 “젊은 사람들이 왜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있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칭찬도 해주고자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A 의원은 또 “6대, 7대 때는 이런 모습이 없었다. 의원이라면 당연히 그런 것이 있다면 확인하고 칭찬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 잔 마시고 올라갔던 것은 잘못일 수 있지만 밤늦게까지 일하는 직원들을 보고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군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양쪽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입장을 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