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망각한 尹 대통령, ‘리더십 위기’ 극복 가능할까?

2022-08-07     정문영 기자
윤석열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대통령실은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모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받들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 치고 있는 데다, 최근 펠로시 미 하원의장 면담 회피로 ‘외교 참사’라는 비판을 받는 등 국내·외적 리더십의 총체적 난국을 모면하기 위해 태세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 참모들은 여론조사뿐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국민 뜻을 헤아리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고 대통령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면 어떤 형태로든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받들고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더 낮은 자세로~’라는 표현은 윤 대통령이 위기 때마다 상투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지난 1월 25일 국민의힘 선거대책기구를 둘러싼 내홍이 일었을 때 지지율 회복을 위해 꺼내 들었던 구호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판세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혼전 양상을 보이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더 낮은 자세로, 긴장감을 늦추지 말자. 더 탄탄하게 가자”고 소리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인사문제에서부터 미숙한 정책 발표와 경제난과 민생고 등에 대해 신뢰할 만한 국정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무대책에 가까운 지리멸렬의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저 위기모면을 위한 보여주기식 정치적 레토릭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1월 5일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된 다음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밝힌 약속은 대통령 취임 후 3개월이 지나도록 약속이행은커녕, 되레 거꾸로 가는 국정운영으로 신뢰감이 크게 실종된 상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당시 후보수락 연설에서 밝힌 정견이 재조명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연설문을 보면 ‘명문’이 따로 없다. 그대로만 국정을 운영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며 “하지만 한낱 허공의 뜬구름 잡기식으로 지키지도 못할 공염불이나 구두선에 그쳐, 헛웃음만 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당시 연설문 중 한 대목을 들춰보자. 과연 그는 대통령이 된 지금까지 약속을 얼마나 지켰고 지키려 노력했는지, 그리고 못 지킨 약속을 앞으로는 지켜낼 수 있을지 이에 대한 솔직한 답변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 윤석열, 경청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정치의 본질은 다양한 이해, 가치와 신념의 차이가 빚어낸 갈등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전체주의 국가에서는 지도자의 ‘독단’ 으로 문제를 정리하나, 민주주의에서는 오직 대화와 타협만이 해결책입니다.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이념에 사로잡혀 전문가를 무시하는 지도자는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진영과 정파를 가리지 않고 실력 있는 전문가를 발탁해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윤석열의 사전엔 내로남불은 없을 것입니다.
진정성 있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과 소신, 상식과 진정성으로 다가가겠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저에 대한 지지와 성원이 언제든지 비판과 분노로 바뀔 수 있다는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대통령의 지시 하나로 국가정책이 법을 일탈하여 바뀌는 것을 보았습니다. 법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의 시대를 끝내고, 국민이 진짜 주인이 되는 첫걸음을 내딛겠습니다. 

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