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조문 취소’=무능이 빚은 ‘외교참사’… ”상당한 결례”

2022-09-19     정문영 기자
〈김진애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 참석을 위해 전용기를 타고 영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은 그러나 도착 당일인 18일(현지시각) 예정된 여왕의 관을 참배하지 못하고 대신 장례미사 참배에 이어 조문록을 작성하는 일정에 그쳐야 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비행기가 더 일찍 도착하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며 “당초 만찬에 앞서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고인의 관이 안치된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조문할 계획이었으나, 현지 교통통제로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요컨대, 윤 대통령의 ‘조문 무산’은 의전비서관실이 출발에서부터 런던 도착에 이르기까지 스케쥴을 엉성하게 짜는 바람에 생긴 아마추어적인 외교참사의 결과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진애 전 의원은 “그저 창피할 따름!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도 못한 윤석열 외교”라고 비판했고, 정치권에서는 “조문 외교 대신 조문 취소만 있었다”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이날 상황을 되짚어보면, 대통령실이 밝힌 입장은 막상 현지에 도착하고 보니 '오후에 늦게 도착해서 조문이 안 된다'는 통보를 받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그냥 ‘교통통제’라는 핑계를 대고 취소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만 했다. ‘무능’이 빚은 ‘외교참사’였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런던에서 활동 중인 김인수 변호사는 “교통통제 운운은 말도 안 되는 핑계”라며 “18일부터 장례식이 있는 19일까지 ‘런던 시내 일정 지역에 자동차는 다닐 수 없다’는 안내가 수일 전부터 있었는데, 한국 정부가 이를 몰랐다면 무능한 거고, 알고서도 교통통제 핑계 대는 거라면 교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차만 못 다니게 한 것일 뿐 걸어서는 어디든 다닐 수 있고, 혼란을 피하기 위해 웨스트민스터 사원 주변으로 장례행사가 있는 주변 반경 1km 이내만 차를 다니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확인해줬다.

또 "찰스 3세 왕이 주최했던 버킹엄궁 리셉션에서 한국전쟁 참전 기념탑까지는 걸어서 20여분 거리인데, 가서 헌화 했어야 했다”며 “당연히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6.25 참전 기념탑이 있어 헌화하면 되는데, 걸을 준비도 안 하고 왔다는 이야기”라며 발끈했다.

김정호 코너아시아 대표는 “국내 외람이 언론은 '웨스트민스터 홀에 가서 여왕의 관에 잠깐 목례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뭐가 그렇게 큰 외교적 결례냐, 메인인 장례식에는 꼭 참석할 것이니 큰 문제 아니다'라고 베껴쓰기 하고 있다”며 “하지만 영미 문화권 장례식에서는 조문객이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관에 인사(Viewing)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장례식이 고인과의 ‘공식적인 작별 절차’라면 관에 인사하는 것은 ‘사적으로 작별 인사’를 하는 의미”라고 일깨웠다.

그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이, 영국 여왕 장례식에 조문외교를 갔는데 여왕의 관에 추모의 인사를 하지 않은 것은 ‘상당한 결례가 맞다”며 “장례식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대표단이 거의 대부분 여왕의 관에 인사를 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물었다.

한편 한 네티즌은 '우격다짐에 막무가내식'이라는 비판을 받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1구에 7자로 구성된 ‘7언율시’ 한시의 형태를 빌어 날 세게 풍자해 눈길을 끌고 있다.

芽無都要絿按旱 아무도요구안한
(새싹은 씨가 마르고 도성은 급박하게 가뭄 가라앉히기 바라는데)

靑蛙對撻郞般繯 청와대달랑반환
(이놈의 청개구리 답하길 아이들 매질해 비단이나 나르란다.)

然刷理詐大小洞 연쇄이사대소동
(그리하여 순리는 쓸려나가고 크고 작은 마을 다 속이니)

國憫世唫背麟團 국민세금배린단
(온 나라가 근심하고 세상이 입을 다무는데 배신한 기린 (광해군과 김상궁 무리)들은 모인다.)

政辛遮慮日痲也 정신차려일마야
(다스림이 지독하니 생각조차 막히고 태양조차 박박 얽었노라.)

獰鞫溢浪歪奸揶 영국일랑왜간야
(모진 국문 넘쳐 흐르고 비뚤어진 간신들만 비웃음 흘리는데)

鳥聞畏絞澣多寐 조문외교한다매
(새들도 교수대 밧줄과 죽음 넘쳐남 듣고 두려워하네.)

調紊朝箚摹嘆夜 조문조차모탄야
(조정의 어지러움 바로잡으시란 상소 베끼며 탄식하는 밤이로다.)

런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