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쌍욕 ‘이 XX들’, 야당 아니다”... 그럼 '美 의회?'

- 대통령실, ‘A인데 그렇다고 A는 또 아니다’식의 황당궤변

2022-09-26     이동우 기자
대통령실

[굿모닝충청 이동우 기자]  대통령실이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막말' 중에서 ‘이 XX’라는 비속어가 “우리나라 야당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XX'가 야당을 지칭했다면 국회나 더불어민주당에 유감을 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야당(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 야당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김은혜 홍보수석은 그러나 지난 22일(현지시각)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이 XX’는 미 의회가 아닌 '국내 야당'을 지칭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홍보수석은 “이 말씀을 직접 한 분에게 확인하지 않고는 이렇게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윤 대통령의 확인을 거쳐 나온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요컨대, 김 수석이 대통령에게 확인해 '이 XX'가 ‘야당’임을 공식화한 가운데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날 돌연 “야당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관계자는 “(출근길 문답에서) 똑같은 질문에 대통령께서 답변하셨다”며 ‘이 XX’가 ‘야당은 아니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해명임을 거듭 확인했다.

김 수석과 대통령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이 XX’는 22일에는 ‘국내 야당’이었다가 이날은 ‘국내 야당이 아닌 것'으로 변했다. 한마디로, ‘A인데 그렇다고 A는 또 아니다'라는 식의 황당궤변이다.

결국 대통령실의 해명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말한 '이 XX들'은 다시 미국 의회를 지칭할 수밖에 없다.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칭대상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XX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대통령실의 오락가락 해명에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대통령실이 윤석열의 ‘이 새끼들’이라는 말이 ‘야당’을 지목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애초에 미국 의회가 아니고 한국 국회에 ‘이 새끼들’이 서식한다고 주장했다가 말을 바꾸었다”며 “윤석열의 새끼들은 대체 누구인가. 윤석열이 ‘이 새끼들’이라고 했는데 ‘이 새끼들’이라는 조작이 있었다고 억지를 부리려는 사전 작업이냐”고 비꼬았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한가지의 거짓말을 참말처럼 하기 위해서는 항상 일곱 가지의 거짓말을 필요로 한다”며 마틴 루터의 ‘기억력이 좋지 못한 사람은 거짓말을 해선 안된다’는 말을 인용,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