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 공공기관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술렁'

충남도, 경영효율화 추진 방안 윤곽 속 조직 내부와 전문가들 "정체성 망가져"

2022-12-06     이종현 기자
민선8기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민선8기 충남도정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추진 방안이 윤곽을 드러낸 가운데, 역사문화와 관광 분야 기능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에 해당하는 기관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내포신도시 충남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효율화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 김동수 삼일회계법인 상무는 문화예술관광 분야 기관의 기능조정 방향성을 설명했다.

역사와 문화, 관광을 융합할 기능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문화 분야 기관은 충남문화재단(대표 김현식),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조한필),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창수)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역사·유산 연구와 문화재 발굴·관리, 충남역사박물관을 운영하는 기관으로, 전국에서 유일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연구원은 2020년부터 서훈을 받지 못한 ‘숨은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사업을 진행해 부여군과 예산군 등을 중심으로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낸 연구원의 통·폐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표현은 경영효율화이지만, 실제로는 통·폐합을 위한 수순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 노사협의회 관계자는 6일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재정자립도가 타 기관보다 높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용역 착수 때부터 대부분 노동자들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며 “이 상황에서 타 기관과 통·폐합 소문이 나오고 있다. 중간보고회 이후 직원들 모두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필요에 따라 노조를 결성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며 “사측과 함께 통·폐합 반대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학계 역시 중간보고회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모양새다. 공주시 향토연구회장인 윤용혁 공주대 명예교수는 “기관의 정체성이 중요하다. 이를 백화점처럼 이것저것 몰아넣으면 정체성은 망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윤 교수는 이어 “(그렇게 되면) 기관의 힘도 잃고 목표가 불분명해져 업무 추진 동력도 떨어질 것”이라며 “성격이 다른 기관을 통·폐합 경우 또 다른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그러면서 “개원 20주년을 맞이한 연구원은 역사 관련 융복합 기관이다. 전국에서 부러워하는 기관 중 한 곳”이라며 “관광과 문화, 역사는 지향하는 초점이 전혀 다르다. 이를 묶으면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도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기관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한 뒤 “연구용역이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