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백 만평] 한반도 상공에도 '정찰풍선'

2023-02-06     서라백 작가

[굿모닝충청 서라백] 미국 영공을 침범한 '풍선'의 정체를 놓고 미중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말이 풍선이지 버스 3배에 달하는 크기라는데, 중국은 허둥지둥 '민간연구'용이라고 면피했지만 미국은 '군사 목적의 정찰'로 못을 박았다. 대만 침공 우려가 커지는 판국에 어렵사리 마련한 대화창구가 닫히며 양국은 다시 '머나 먼 당신'이 됐다. 중국이야 늘쌍 하던 짓이 들통난 것이고 미국은 이를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텔스 전투기까지 동원해 풍선을 폭파하는 '이벤트'는 또 얼마나 극적인가.  

지난 2021년 여름, 일본 도쿄 도심 항공에 출현한 사람 얼굴 모양을 열기구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진행한 일종의 문화이벤트인데, 정작 일본 국민들은 공포만화의 대가인 이토 준지(伊藤潤二)의 작품을 떠올리며 대경실색했다. 해당 작품의 제목은 '공포의 기구(氣球)'라는 단편으로, 어느날 등장한 거대한 얼굴이 떠돌며 사람들의 목을 낚아 죽여나간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무섭게 부상하며 선진국 문턱을 밟았나 싶었던 한국이 정권 교체를 기점으로 일순간 추락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하늘을 떠도는 윤석열 정권의 '정찰 풍선'들을 보라. 대통령실,검찰,경찰,감사원,국정원 등이 총동원돼 야당과 시민단체, 노동조합, 언론, 전 정권을 이잡듯이 뒤지고 있다. 백주대낮 국민 의식 상공을 배회하는 그들의 얼굴을 보라, 공포를 넘어  초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