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기사, 무엇이 문제였나?

'개딸 악마화' 작업에만 치중할 뿐 정작 '개딸'의 목소리는 외면했던 언론사들

2023-05-29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6일에 뉴스타파 박종화 기자가 쓴 〈[특집 다큐] '재명이네 마을'과 '건희 사랑'〉 기사가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 기사의 댓글창은 물론 본지 기사의 댓글창과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엔 뉴스타파 구독 및 후원 취소 인증 댓글, 박종화 기자를 향한 비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논란과 대장동 개발 의혹 등에 대한 탐사보도 기사로 민주-진보 진영 시민들이 믿고 기댔던 언론사 중 하나가 바로 뉴스타파였다. 그러나 이 기사로 인해 그들의 실망감과 분노가 날로 커지고 있다. 현재 그 기사는 아직도 뉴스타파 홈페이지에 그대로 있고 또 뉴스타파 측에서 별도의 입장을 낸 것이 없다.

뉴스타파가 비판을 받는 이유는 주류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개딸 악마화’ 작업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자발적으로 결성한 팬덤인 재명이네 마을과 김건희 여사의 요청에 의해 결성된 건희사랑을 동급으로 취급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다. 대다수의 언론들은 ‘개딸’들이 문자 테러, 막말 등을 자행했다며 악마처럼 묘사했고 그 문자 테러, 막말을 듣는 정치인들을 마치 선량한 피해자인 양 묘사하고 있다. 뉴스타파 역시 대다수 언론들과 발을 맞춰 그런식의 기사를 냈다. 하지만 이런 도식이 과연 정당한 것이며 ‘개딸 악마화’ 이전에 과연 개딸들이 왜 그런 ‘수박’ 정치인들에게 분노했는지 들어본 언론사는 없었다.

이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그토록 주류 언론들이 악마처럼 묘사하는 ‘개딸’들이 정말 이재명 대표를 마치 사이비 종교 광신도마냥 숭배해서 ‘수박’ 정치인들에게 막말과 욕설, 문자 테러를 일삼은 것일까? 정말 ‘개딸’들은 피도 눈물도 감정도 없는 사람들이라서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정치인들을 표적으로 삼아 온갖 험한 욕설을 내뱉으며 그들의 정신적 고통을 즐기는 사디스트들인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언론들은 ‘개딸’들이 분노하게 된 원인은 쏙 빼고 그들이 욕설을 했다는 결과만 가져와서 그걸 부풀려서 ‘개딸 악마화’ 작업에 써먹고 있다. ‘수박’ 정치인들은 그들대로 자신들이 당한 것만 언론에다 먹잇감으로 투척하고 있다. 언론들은 역시 그걸 받아먹어서 ‘개딸 악마화’ 작업에 요긴하게 써먹고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개딸 악마화’ 작업의 매커니즘은 이렇게 작동하고 있다.

해당

이렇게 언론들이 신나게 ‘개딸 악마화’ 작업을 하는 동안 정작 ‘개딸’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언론사는 없다시피 했다. 소위 ‘수박’ 정치인들은 언론들의 묘사처럼 선량한 피해자라고 보기 어렵다. 재작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측의 행동부터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이르기까지 그 ‘수박’ 정치인이란 사람들은 여러 차례 정치적 배신 행위를 저질렀다. 개딸들이 소위 말하는 ‘보살’도 아니고 이렇게 대놓고 뒤통수를 때리는 짓을 반복하고 있는데 분노하지 말라고 하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닐까?

또 건희사랑과 개딸들을 동급으로 취급한 것은 무엇으로 봐도 문제가 클 수밖에 없다. 개딸들은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결성한 팬클럽이다. 하지만 건희사랑은 기사 본문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강신업 변호사가 김건희 여사의 요청으로 만든 팬클럽이라고 했다. 자발적으로 결성한 팬클럽과 본인의 팬클럽을 만들어달라고 해서 만든 팬클럽이 과연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가 있을까?

그리고 건희사랑은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걸림돌’이라 판단되는 여당 정치인들을 공격하는데 동원되기도 했다. 지난해 강신업 '건희 사랑' 대표는 성상납 의혹을 받고 있던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를 무고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는 변호사로서 이 전 대표에게 성상납을 했다고 주장하는 재소자를 대리하기도 했다. 그리고 넉 달 뒤에는 유승민 의원을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가 뉴스타파에 직접 밝힌 이유는 이들이 “대통령 까대기를 했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다.

이준석이 윤석열 대통령을 탐탁찮게 생각하는 발언을 하여 문제가 되긴 했지만 어쨌든 그 역시 대선 기간 동안엔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고 뒤이어 열린 지선 승리도 이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준석은 대접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발가벗겨진 채로 쫓겨나다시피 했다. ‘수박’들처럼 정치적 배신 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단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그 이유만으로 말이다.

이렇게 ‘수박’ 정치인들의 상습적인 정치적 배신 행위에 대한 분노 표출과 대통령 비판 세력 찍어내기를 하는 것이 과연 동일 선상에서 놓고 비교할 수 있을는 것인가? 뉴스타파 해당 기사의 댓글창에도 이런 논조의 댓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박종화 기자가 어떤 의도에서 이 기사를 작성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기자가 초점을 잘못 잡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