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처가 소유 양평 토지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논란들

뜬금없이 변경된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종점, 그곳엔 김건희 일가 토지가 있다

2023-06-08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시민언론 더탐사가 7일 김건희 여사 일가의 경기도 양평군 내 토지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과 논란들에 대해 보도했다. 특히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종점이 당초 계획이었던 양서면이 아닌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의 토지가 있는 강상면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 깊이 파헤쳤다. 가히 김건희 X파일이라 할 수 있는 엄청난 내용이 담긴 방송이었다.

먼저 올해 3월 30일 자 윤석열 대통령의 재산신고 내역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토지였다. 토지가 위치한 곳은 모두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에 있는데 실소유주는 모두 처가 소유이다. 김건희 여사의 본관은 ‘선산 김씨’인데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는 바로 이 선산 김씨 집성촌이며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가 시집 와서 이곳에서 좀 살았다고 한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토지들은 그 시절에 사두었던 땅들인데 현재 토지 가액은 3억 원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종점이 바로 이곳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되었으니 땅값이 더욱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본래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종점으로 계획되었던 곳은 이곳 강상면이 아니었다는 것이 함정이다.

일단 현재 김건희 여사 일가의 토지 일대엔 고속도로가 지나가지 않는다. 문제의 서울양평고속도로는 빠르면 2025년에 착공할 예정이고 2031년에 개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김 여사 일가의 토지가 있는 곳은 주로 보전관리지역으로서 지자체장의 승인이 있으면 개발할 수 있으며 바로 옆에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간다는 것이다. 최은순-김건희 모녀가 이 지역 땅을 굳이 사놓았다면, 일단 이 땅을 확보해두고 행정기관을 움직여서 수익을 내겠다는 계산을 해두었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병산리 일대 토지를 보유한 수법도 논란이다. 병산리 일대 토지 소유주의 이름들을 보면 김건희 여사 오빠의 명의로 된 토지도 있고 김건희 일가 5명의 공동명의에, 최은순소유 회사  ESI&D의 소유로 사둔 곳도 있다. 이런 식으로 해두면 고위공직자 재산신고를 피할 수 있다는 상당한 이점이 있다.

법에는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및 공개 대상을 ‘본인과 배우자 및 본인의 직계존속 · 직계비속의 재산’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윤 대통령의 부모의 재산이 공개대상인 셈이다. 윤 대통령에겐 자녀가 없으니까 직계비속은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장모인 최은순 씨나 손위 처남인 김건희 여사 오빠들은 모두 재산 공개 대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점부터가 상당히 수상하다고 할 수 있다.

더탐사의 강진구 기자가 경향신문에 재직 중이었던 시절에 이미 최은순 씨의 이 지역 토지 보유에 부동산실명제 위반 의혹이 있음을 보도한 바 있었다. 최은순 씨의 오빠(김건희 여사 외삼촌) 이름으로 사두었던 땅이 조카에게 상속되자 조카의 처분을 막기 위해 김건희 여사 이름으로 가등기를 걸어 두었다가 이후 김건희의 오빠 명의로 넘겼다. 그 날짜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되었던 2019년이다. 물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측은 이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런데 등기부를 보면 병산리 일대 토지 소유자 이름에 ‘김충식’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최은순의 측근으로 추정되는 인물인데 문제는 최은순이 김충식 소유의 땅에 ‘근저당’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더탐사는 2021년 8월에 그 김충식 씨와 통화를 하여 이 경위에 대해서 물었다. 그 당시 강진구 기자와 김충식 씨가 나눈 대화는 아래 사진과 같다.

보시다시피 본인이 뭔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 횡설수설, 중언부언하고 있고 근저당 설정의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말을 못하고 있었다. 김충식 씨는 그 땅에 창고를 지었는데 고작 창고 하나 짓자고 12억이나 되는 근저당을 설정했다는 게 과연 상식적으로 납득이 갈까? 그런데 그 와중에 김충식 씨가 아주 중요한 정보 하나를 제공했다.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일대에 김충식 본인의 명의로 20필지가 있고 나머지는 최은순과 그 자녀들 명의로 토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최은순 소유의 토지가 20필지 이상이란 말이 된다. 이에 더탐사 측에서 뒤이어 최은순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최은순과 강진구 기자 간 통화 내용은 아래 그림과 같다.

보시다시피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하다가 난데없이 김충식이 뭔 말을 했는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김충식 씨가 한 말이 다 맞아요.”라고 피해가는 수법을 썼다. 이에 강진구 기자가 “남의 땅에 근저당을 설정하는 건 좀 이례적이잖아요. 납득이 잘 안 가는데....”라고 묻자 최은순은 대뜸 “끊어요.”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서울양평고속도로 이야기로 넘어가면 본래 2017년 1월에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2016~2020)’에 따르면 이 고속도로의 기점은 서울 송파구에서 종점은 양평군 양서면 국수리로 설계되어 있었다. 양서면은 교통량과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이었다. 이곳에 종점을 만들면 바로 옆의 강원도 홍천군까지도 편리하게 넘어갈 수가 있다.

그런데 5월 8일에 별안간 이 고속도로의 종점이 강상면 병산리로 바뀌어버린다. 앞서 지적했듯이 이곳은 김건희 여사 일가의 토지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강상면은 양서면에 비해서 인구도 적고 교통 밀집도도 낮은 편이다. 7년 가까이 유지되었던 계획이 정권 교체되고 1년만에 바로 바꿔버리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태도인가?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5월 8일에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이 바뀌는 사실을 양평군 관계자도 몰랐다는 것이다. 양평군청 관계자는 더탐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건 국토부의 권한이고 우리 양평군도 주민들 연락을 받고 나서야 변경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국토부가 깜깜이 수법을 통해 고속도로 종점을 바꿔버린 것이다.

고속도로 종점 변경 같은 중요한 사항에 대해선 해당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한 공고를 내면서, 주민의견 제출서를 양평군청이 아니라 국토교통부 공고의 별첨 자료로만 냈다. 있으나마나한 공고인 셈이다. 정부 기득권층은 뭔가 감추고 싶은 사안은 이런 식으로 피해갔다.

그 대표적인 예시가 부산 기장군의 고리 핵발전소 2호기 수명연장에 대한 주민 의견수렴이었다. 그 당시에도 저렇게 의견제출을 어렵게 만들어서 피해갔다. 

위 두 장의 사진을 보고 판단을 한 번 해보자. 사진 한가운데에 있는 도로를 기준으로 아래쪽은 병산리 마을이 있는 곳이고 위쪽 산비탈에 파란 지붕 건물이 있는 땅이 김건희 여사 일가 창고가 있는 땅이라 한다. 누가 봐도 마을이 있는 곳에 땅을 사는 것이 정상일 것인데 이상하게 김건희 여사 일가는 아무 것도 없는 저 임야를 샀다. 저 임야에 무슨 이권이 걸려 있기에 땅을 저렇게 사두고 고속도로 종점까지 바꿔 가면서 이권을 노리는 것인가?

또 얼마 전에 의원직을 상실한 여주시․양평군 국회의원이었던 국민의힘 김선교 전 의원은 회계책임자 처벌로 인해 의원직을 상실한 것이지 본인이 처벌을 당한 것이 아니므로 당협위원장직을 그대로 유지 중이고 피선거권도 살아 있다. 고로 이론상으론 내년 총선에 또 나올 수 있다.

문제는 그가 바로 최은순 일가에 공흥지구 개발 특혜를 준 인물이란 것이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양평군수로 재직하면서 최은순 일가에 공흥지구 개발 특혜를 주었다. 윤 대통령이 자기만 보면 미안해한다고 말한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던 인물이 바로 김선교 전 의원이다.

양평군 토지를 둘러싼 김건희 일가의 논란은 하루라도 빨리 조사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다. 영부인의 논란거리는 빨리 털어내는 것이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크나큰 이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