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백두대간 낭만열차 출발합니다”

코레일, 관광전용 열차 ‘O-train’·‘V-train’ 운행

2013-04-25     천지아 기자

KTX는 빨라서 좋다. 대전역에서 기차를 타고 잠시 스마트폰을 만지작 만지작 하다보면 금새 서울역에 도착한다. 그렇게 멀게 느껴졌던 경부선 종착역 부산까지도 대전서 2시간이 채 안 걸린다. 정말 세상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열차에 얽힌 아련한 추억이 그리울 때가 있다. ‘칙칙폭폭’ 소리와 덜컹거리던 객차, 창밖으로 보이던 그 푸른 자연과 창문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

그 옛날 열차 이야기가 그리운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코레일(사장 정창영)이 지난 12일부터 추억을 담은 관광전용열차 O-train(오 트레인·중부내륙 순환열차)과 V-train(브이 트레인·백두대간 협곡열차)의 첫 기적을 울린 것이다. 세계적인 관광열차를 목표로 만든 추억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열차다.
석탄과 시멘트 등을 실어 나르며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대동맥 역할을 했던 중부내륙철도가 스피드시대에 ‘명품 관광철도’로 거듭난 것이다.

O-train으로 중부내륙을 하루에
중부내륙 순환열차인 ‘O-train’은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모티브로 제작된 관광열차다. 여기서 ‘O’는 one의 약자로 순환을 상징한다. 중부내륙 3도를 하나로 잇는 순환열차란 뜻이다.
서울역을 출발해 충북 제천, 강원 태백, 경북 영주 등 중앙선과 태백선 영동선으로 이어진 중부내륙을 운행하는 관광열차다. 서울에서 두 개의 열차가 출발해 제천에서 갈라진 뒤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1일 4회 순환한다.





이 기차는 즐거운 철도여행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풍경을 바라 볼 수 있는 전망석과 연인이 함께 앉아 관광할 수 있는 커플룸, 가족들이 모두 함께 열차여행을 할 수 있는 패밀리룸이 마련돼 있다. 또 어린이 동승자를 위한 유아놀이 공간, 커피한잔을 마시며 여행의 미를 더할 수 있는 카페 등도 있다.
특히, O-train에는 국내 최초로 객실에 전망 경관 모니터가 설치돼 열차가 철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복고 감성 물씬 나는 V-train
백두대간 협곡열차인 ‘V-train’은 영동선에서 가장 아름다운 강원 철암역-경북 분천역 구간을 1일 3회 왕복 운행한다.
이 관광열차를 한마디로 소개하면 복고 열차라 할 수 있다.
옛 비둘기호를 연상시키는 의자와 접이식 승강문, 친환경 목탄 난로와 선풍기, 백열전구 등 곳곳에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소품들을 배치했다. 승무원의 복장도 1960~1970년대 분위기를 되살렸다. 목탄난로에서 쫀드기 같은 불량식품이나 고구마를 구워 먹을 수도 있다. V-train의 운행속도는 KTX의 1/10인 30km/h. 천천히 열차 밖 풍경을 즐기며 기차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열차의 또 다른 특징은 천정을 뺀 공간을 유리로 처리해 승객들의 시야를 최대한 넓혔다는 점이다. 승객들은 탁 트인 창으로 백두대간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개폐식 창문을 통해 상쾌한 바람을 즐길 수 있다.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철도를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국민에게 행복을 주기 위한 백두대간 관광열차가 최근 첫 기적을 울렸다”며 “앞으로 중부내륙 이외에도 국내 5대 관광권에 추가로 관광열차를 개발·운행해 전국 철도관광 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