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천안 ‘폰지게임’ 총책 경찰조사서 혐의 전면 부인...검거되기 전 녹취록 입수

2017-09-01     정종윤 기자

[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수천억원대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유사수신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경찰에 붙잡힌 천안 A보험회사 대표 이모(39·여)씨가 경찰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씨는 지난 수년 간 천안과 서울 등에서 보험회사와 대리점을 차려놓고 고객 등에게 “투자를 하면 연 24%, 단기 30%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돈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달 31일 경찰조사에서 “(내가)시키지도 않은 투자모집을 FC(모집책)들이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씨가 ‘꼬리자르기’ 수법으로 자신만 모든 혐의에서 벗어나려고 모집책들과 입을 맞췄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한 모집책이 <굿모닝충청>에 공개한 녹취록에는 이씨가 “(저만)지켜주면 해결을 하겠다”며 “시간을 벌어달라”고 지시한 내용이 담겨있다.

녹취록은 이씨와 모집책들이 지난 3월 초쯤 대화한 내용으로 보인다.

녹취록에는 투자모집을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모집책과 투자자(피해자)들에게 일부 전가하면서 “최전방에서 마크를 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씨는 모집책들에게 “(저만)지켜주면 해결을 한다는데 못믿고 이렇게 하기에는 그렇지 않냐”며 “(저에게)힘을 주시고 최전방에서 마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여기서 ‘최전방 마크’는 투자자들이 경찰·검찰에 신고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밖에 총 49분 분량의 녹취록에는 범행수법, 회사분위기, 투자금 상황 등을 말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앞서 천안 서북경찰서는 지난 달 30일 이씨를 비롯한 이씨의 어머니 박모(58·여)씨, 남동생 이모(37)씨 등 일가족 3명을 같은 혐의로 붙잡아 조사했으며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달 초에는 이씨 외삼촌 등 A보험회사 직원 2명이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