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노창수 作

[詩 읽는 아침] 김영수 13-14 국제로타리 3680지구 사무총장

2013-06-16     김영수

사랑인가 미움인가

다가서는 소리 싸움

 

한쪽의 회초리로

그대를 다듬으면

 

꽃잎에 젖은 목소리

수틀 가득 밟고 간다

 

스며 있는 소음 몇 겹

생활에서 걷어 내고

 

풀밭 머리 벗어 놓은

적막 하나 찾아 들면

 

그대여 비우는 소리

노을빛에 말리는가.

 

좋은 소리만 들을 수는 없을까요? 나쁜 소리는 귀에서 정제하여 내버리고 살이 되고 피가 되는 그저 약되는 소리만 귀에 담을 수는 없는 것일까요? 물론 비판의 소리는 달갑게 듣지만, 상대방을 험담하면서 동조 해주기를 바라는 소리는 아예 접근하지 말게 방음벽처럼 철커덕 닫히게 하여 되돌아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내 육신의 것이면서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들려오는 소리는 아무리 꽉 틀어막아도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틈을 내게 하여 밀려들어옵니다. 꼭 나쁜 소리는 처음에는 유혹의 소리로 판단을 흐리게 해놓고 거절 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본색을 드러냅니다. 웬만하게 달관되지 않은 우리 같은 자제할 능력이 결여된 보통 사람들에게는 성난 파도 같이, 달콤한 속삭임처럼 우리의 의지를 농락해가면서 침범 합니다.

좋은 말만 듣기를 원하면 내 자신이 늘 좋은 말만 하면 됩니다. 욕심이나 명예에 눈이 어두워 세상 잡소리를 듣고는 내 뱉는 말이 더러우면 결국 굴러 부메랑이 되어 더 나쁜 말로 더해서 내 귀로 쏟아집니다. “가는 말이 고 와야 오는 말도 곱다”고 했습니다. 가까이 있지 않다고, 듣지 못한다고 무심코 지껄인 말 한마디가 지금도 윙윙거리는 이명(耳鳴)이 되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