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원에 ‘굴욕’ 안긴 중학 2학년생과 사건의 전모

2018-05-23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서거 9주기를 앞두고 있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의 비서로부터 난데 없는 간접폭언의 피해를 당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폭언 당사자인 박창훈 비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비난 댓글이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대중, 노무현이 나라 팔아먹었지 그럼. 문재인은 가만히 있냐? 나라 팔아먹고 있지! 노무현이 안 뒈지고 살아서 죗값을 받기를 바랐던 사람이야. 됐냐?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받아야지, 어디 나가서 죽고 지랄이야. 됐냐?”

폭언 파문과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23일 현재 박 비서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한 상태여서 보다 정확한 경위파악은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삭제되기 전에 확보된 정보를 근거로, 사건의 경위를 간략하게나마 재구성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나 의원의 박 비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세균 국회의장의 차량이 불법 주차된 사실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다
②이를 본 중학 2년생 A군이 "나 의원도 불법 주차한 적이 있다"는 댓글을 단다
③이에 박 비서가 욕설로 댓글을 단다
④이에 A군이 나 의원 지역 사무실에 전화해서 항의한다
⑤박 비서가 김대중-노무현 등 전∙현직 대통령 욕을 하며 “쪼끄만 자식이 까불어, 학교 찾아갈 테니 현피(게임 상대를 현실에서 만나 공격하는 것) 붙자”고 제안한다. 이때 학생 아버지가 동작구 의원을 지낸 사람이라서 신상파악을 한 것으로 보인다
⑥A군이 녹취해서 ‘서울의 소리’ 발행인에게 넘긴다
⑦’서울의 소리’가 취재 들어가자, 박 비서는 “그것 공개하면 가만 안 둔다”고 험한 욕설을 내뱉는다
⑧’서울의 소리’ 편집인 백은종 씨가 “나이 70이 넘은 사람에게 욕을 하냐”고 하자, "나이 쳐 먹었으면 똑바로 하라"고 호통 친다
⑨백 씨는 녹음내용을 유튜브에 공개한다
⑩박 비서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나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을 올린다

나 의원의 박 비서에게 폭언을 들었다는 중학생 A군은 현재 중학교 2학년생으로, 나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구민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폭언을 13분 가량 들었다. 서럽고 슬프고 힘들다”며 “박창훈 비서와 4선 의원 측에서, 고소∙고발하겠다고 겁박할 때는 언제고, 이 사과를 믿을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 비서의 사과글을 공유한 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박창훈 전 비서님이 이춘호 보좌관님 전화하게 해주겠다더니 전화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