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떠났지만 사단은 건재

김정섭·맹정호·박정현·김돈곤·이후삼 등 대거 당선…15일 첫 공판준비기일

2018-06-15     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미투’ 파문으로 불명예 퇴진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측근들이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대거 당선돼 눈길을 끌고 있다.

그렇다고 안 전 지사의 명예가 단숨에 회복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그의 세력이 갈수록 건제해 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우선 안 전 지사의 고려대 1년 후배인 김정섭(52) 전 청와대 부대변인이 공주시장에 당선됐다. 김 당선자는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직무대행을 지내는 등 도정에 참여한 경험도 있다.

김 당선자의 출판기념회 때에는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 여사가 직접 방문 “우리 정섭이는…”이라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맹정호(49) 전 도의원은 서산시장에 당선됐다. 맹 당선자는 안 전 지사의 추천으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맹 당선자는 지난 3월 초 안 전 지사에 대한 미투 폭로가 터지자 “선거를 걱정해 주는 많은 분들이 ‘안희정을 지우라’고 한다. ‘홀로 서라’고 한다”며 “그러나 안희정의 흔적을 지운다고 해서 과연 지워질 수 있을까?(…) 정치인은 민심으로 심판받는 자리다. 시민 여러분이 회초리를 든다면 달게 맞겠다. 그러나 너무 세지 않았으면 한다.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박정현(54) 전 정무부지사는 부여군수에 당선됐다. 이른바 ‘안희정 사단’의 대표적인 인물로,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는 안 전 지사를 적극 돕기도 했다. 김종필 전 총재(JP)의 고향인 부여에서 이변을 연출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인물로 기록될 전망이다.

선거 과정에서는 3선 도전에 나선 자유한국당 이용우 후보로부터 “미투 폭로의 충격으로 인해 안 전 지사의 다른 측근들은 출마를 포기하기까지 했다”며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김돈곤(60) 전 충남도 자치행정국장은 청양군수에 당선됐다. 김 당선자는 농정국장을 맡아 안 전 지사의 ‘3농혁신’을 뒷받침해 온 인물이다. 자치행정국장까지 지냈지만 “부단체장으로 가기 위해 시장‧군수에게 아부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지켰던 인물이기도 하다.

충북 재천‧단양 재선거에서 당선된 이후삼(48) 국회의원은 충남도 정무비서관(5급) 출신이다. 안 전 지사의 싱크탱크로 분류되는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에서도 근무했었다.

이로써 ‘안희정 직계’라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은 김종민 의원(논산‧계룡‧금산), 조승래 의원(대전유성갑) 등 최소 3명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안 전 지사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보도에 따르면 본격적인 공방을 벌이는 재판일이 아니라 준비기일인 만큼 검찰과 안 전 지사 측이 주요 쟁점에 대한 주장 개요와 입증계획을 설명할 전망이다.

안 전 지사는 현재 경기도 양평의 한 마을에서 거주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컨테이너에서 살고 있는데 출입문이 북쪽으로 나 있다고 한다. 이는 앞으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