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상의 아웃포커스]가까이 보아야만 드러나는 여름·가을꽃 속살(?)

2018-09-07     채원상 기자

[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110년만의 최고의 폭염을 이겨내고 서서히 가을이 오고 있다.

높아진 하늘만큼 한껏 마음이 여유로워 꽃들도 바라보게 된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꽃의 계절은 봄뿐만이 아니었다.

여름을 지나 가을에 접어들면 단풍을 준비하는 나뭇잎과 색상마저 다양한 가을꽃이 눈이 부시게 어여쁘다.

눈부신 햇살과 하얀 뭉게구름 사이에 탐스럽게 피어있는 꽃망울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동네 곳곳마다 피어 있는 보내는 여름꽃과 맞이하는 가을꽃을 들여다보면 자연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공간이 보인다.

살살이 꽃이라 불리는 코스모스 속살은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 꽃술이 빛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다.

반 고흐가 사랑한 해바라기도 태양을 향해 하트를 날리고(?) 있다.

해바라기는 마치 꽃 한 송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처럼 수많은 관꽃과 혀꽃이 모여 이루어진 수백 송이 꽃인 셈이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사람만이 아닌 가 보다.

나비 한 마리가 백일홍 꽃잎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백일홍 노란 꽃술은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떨고 있다.

눈꽃 같은 설악초에는 벌 한 마리가 안자 열심히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진분홍 패랭이꽃 잎에는 여름을 보내기 아쉬운 듯 물방울이 맺혀 있다.

배롱나무 줄기는 달팽이 모양을 하고 꽃술은 서로 포옹하고 있는 듯하다.

흔히 들녘에 피어난 강아지풀은 많은 털을 수증기처럼 뿜어내고 있다.

독말풀 속살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카라멜이 고개를 내민 듯 환상적이다.

손톱을 물들이는 봉선화 꽃잎은 안쪽에 촛대를 세워 놓은 듯 새로운 공간이 보인다.

닭의장풀 속은 목젖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기생초는 한 움큼 열쇠꾸러미를 간직하고 나팔꽃은 피기 전에 연인들이 속삭이듯 하트를 남발한다.

그래서 여름이든 가을이든 꽃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