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상호저축은행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운영하고 있는 가교저축은행이 잇따라 매각에 실패하면서 그 속사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 2월 파산을 선고 받은 대전상호저축은행을 가교저축은행인 예나래 저축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매각을 한창 진행 중이다.
그동안 예나래 저축은행은 자구노력을 통해 BIS(자기자본비율)이 23.66%로 크게 증가했다. 대전상호저축은행 파산당시 BIS 자기자본비율이 -25.29%였던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재정 건전성이 대폭 향상된 것이다. 제 3자 매각의 최적 조건을 갖췄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예나래 저축은행은 작년 두 차례 유찰되고 올해는 보류되는 등 매각이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 전문가들은 예보가 BIS 자기자본비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는 탓이라고 진단한다.
금융계 관계자는 “예보가 BIS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기 위해 예금자에게 돌려주는 이자 지급을 대폭 축소했다”며 “예보의 의도대로 BIS 자기자본비율은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은행의 수입은 대폭 줄어들다 보니 사려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자 이자율이 낮다 보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용 대출조차 거의 없어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예나래 저축은행의 제3기 3분기말 총자산순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0.67%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적자(-0.35%)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호저축은행업계의 정상화를 위해 마련한 가교저축은행 마저 부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겉으로 보기에 예나래 같은 가교저축은행은 BIS 자기자본비율이 높고 재무건전성 또한 뛰어나 매입하기에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정상적으로 순익을 내는 곳은 없는 형편”이라며 “가교저축은행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