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시장 ‘불출마’ 한 달, 그리고 그 후
염홍철 시장 ‘불출마’ 한 달, 그리고 그 후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3.10.06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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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동 행정팀장
지난 달 26일 염홍철 대전시장이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을 한 지 꼭 한 달이 된 날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염 시장은 정례 기자 브리핑을 1주일 앞당겼다.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 등 행사일정에 맞춘 것이다.

이날 염 시장은 자신의 진정성을 다시 한 번,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불출마 선언 후 급변한 정치적 환경 변화, 이에 맞춘 정무라인의 개편의사를 묻는 질문에 “나는 사람을 잘 바꾸지 않는다. 좋은 일이 있어 떠나면 환영하지만, 부족한 것이 있다고 생각되더라도 충고를 해서 같이 더불어 간다”고 답했다.

“개편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 현재까지는…”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불출마 선언 후에도 주변 여건의 변화를 도모하거나 지금까지의 행보를 달리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상황 하나만을 놓고 염 시장의 진정성을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 회오리 속에서 빠져나오기로 결심한 상태에서 좀 더 편하고 안락한 길을 택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이 또한 그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시장 취임 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정무라인과의 불편한 관계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최측근인 정무라인은 대외적인 활동에서 시장을 보필하는 임무를 맡는다. 행정라인과 함께 좌·우 첨병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참모진이다. 그러나 5기 정무라인의 역할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면서 염 시장의 속앓이가 크다는 풍문도 흘러나왔다.

항간에서는 선거 캠프에서부터 비롯된 갖가지 연유로 인한 염 시장 본인의 ‘자승자박’이란 소문도 나돌았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선거에서 홀가분해진 염 시장의 결단이 나올 수 있다. 자신의 주변에 드리워진 ‘정치색’을 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염 시장은 ‘동행’을 택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여건을 변화시킴으로써 자신의 진정성이 희석되는 것을 원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염 시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다양한 시각과 해석이 분분했으나, 가장 관심이 집중된 것은 불출마 선언 후 행보에서 그의 진정성이 얼마만큼 투영됐느냐다. 한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는 정치·행정적 영향력이 오히려 커졌다는 평이다.

불출마 선언 전·후 그의 행보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 선거를 의식하지 않되, 시정은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추석을 전후로 다문화 가정 방문 등 복지 민생현장을 누볐고 지난달부터 끊이지 않는 국제행사에도 일일이 챙기고 있다.

내부 단속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직원들의 무사안일을 질타하며 ‘레임덕’ 현상을 불식시키고 불출마 선언 이후 느슨해지기 쉬운 조직 기강잡기가 호되다. 직원 격려와 애로사항 청취에도 적극적이다.

염 시장의 대내·외적 행보에 불출마 선언을 ‘야릇’하게 바라봤던 시선들도 대부분 걷히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의 진정성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안팎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부정적 평가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마지막까지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줄 때이다. 민선 1세대의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지는 오롯이 그의 몫이다.

염 시장의 말대로 ‘힘’으로 끌어가는 시정이 아닌, 신뢰와 존중, 덕과 정으로 이어지는 관계 설정이 앞으로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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