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시장님! 안희정 지사가 했던대로...”
“유 시장님! 안희정 지사가 했던대로...”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4.01.24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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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인사가 내달 초에 난다는데 최소한 눈도장은 찍어야 하지 않을까요?”(세종시 6급 공무원 A씨)

“평소의 친분 관계가 있는 분이라면 참석해도 무방할 것 같은데요”(세종시 과장 B씨)

“아무리 정치행사가 아니더라도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공무원이 가는 것은 좀 문제가 있죠. 전 안갈 생각입니다”(세종시 사무관 C씨) 

유한식 세종시장의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시청 공무원들이 참석여부를 저울질 하느라 복잡한 모습이다.

유시장은 이달 25일 오후 2시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나를 지켜준 선한 눈동자’라는 책의 출간을 축하하는 자리를 갖는다. 220쪽 분량의 저서에는 세종시 원안추진 과정의 노력들과 세종시 비전, 살아온 이야기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6‧4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유시장으로서는 출정식과 다를 바 없는 중요한 일이다.

잘만 치르면 다음달 예비후보 등록전 ‘현직의 힘’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수 좋은 기회다. 이 때문에 유시장측은 이날 축하객들의 인원과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참석여부, 책 판매량 등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시 직원들의 출판기념회 참가여부와 관련, 유시장은 간부회의에서 “무리하지는 말라”고 했다는 전언이다.

말의 뉘앙스를 알 수는 없지만 부하직원들에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웬만하면) 참가하라’는 뜻으로 들릴 개연성이 크다. 간부직들은 소속 부서 직원들에게 어떻게 시장의 (숨은) 뜻을 어떻게 전달했을지 궁금하다.

어쨌든, 시청내 분위기는 직원들의 처지에 따라 다양한 양상이다.

A씨는 이날 집안 행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뒤로 미뤘다. 조만간 있을 인사에서 내심 승진을 기대하고 있는데 혹여나 불이익을 당할까 노파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B과장(서기관)은 “정치적 행사라고 해도 법적 문제가 없다면 가서 책을 구입하고 축하도 해드리려고 한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실질적으로)정치 행사이기 때문에 꺼리는 목소리도 많이 들린다. 일부 직원들의 경우, 표면적으로 정치적 중립을 내세우면서도 임기말 시장의 레임덕을 느끼게 하는 발언도 쏟아냈다.

C사무관을 비롯한 상당수의 직원들은 “관심없다”거나 “뭐 하러 거기가서 오해를 사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차기 시장에 오를 확률이 매우 높다면 몰라도,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선거판에 끼어들 필요가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묻어난다.

실제로,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시장은 새누리당내 경쟁자인 최민호 전 청장과 엎치락 뒤치락 중이라는 결과가 나온바 있다.

시청내 일각에서는 유시장이 부하 공무원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참석하지 마라”는 말을 공표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도 내놓는다.

이들은 “괜히 애궃은 공무원들을 동원해 세력을 과시하려한다”는 오해를 피하고 떳떳하게 행사를 진행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있었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출판기념회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안 지사는 도청 공무원들에게 ‘불참석’을 요청했고 대부분의 소속 공무원들은 참석을 마음 편히 자율적으로 판단했다는 것.

현직 시장 프리미엄을 ‘하찮은’ 행사진행에 이용하지 말고, 그동안 이룬 시정 성과를 가지고 타 후보들과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새겨 들을만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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