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치신인의 ‘철새’ 논란
한 정치신인의 ‘철새’ 논란
[노트북을 열며] 이호영 정치팀장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4.02.16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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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영 정치팀장
[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철새’는 원래 한철을 나기 위해 서식처를 옮겨 다니는 새를 일컫는 말이지만 자신의 소속 정당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정치생명 연장을 노리는 정치인들을 빗대어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지역정당의 잦은 부침 속에서 수많은 철새들이 양산됐던 충청권에서는 구태정치의 표본으로 거부감이 크다.

새누리당과 선진당이 지난 대선과정 합당을 해서 이제는 좀 잦아드나 했더니 갑자기 엉뚱한 곳에서 철새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줄곧 학계에 머물다 지난해 11월 6·4지방선거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처음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의 오락가락 행보를 두고 나도는 말이다.

지난 10일 가칭 새정치신당 대전시당 창당준비위원장 임명으로 안철수 신당행을 택한 송 전 총장은, 당초 지난해 11월 15일 대전시장 출마선언 당시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대전시장에 출마할 것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1월 중순 지지자들과 함께 새누리당에 입당할 것이며, 예비후보 신청 전까지 시민들과 만나 대전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공약과 비전을 다듬어 나갈 생각” 이라고까지 못 박았다. 실제로 이후 그는 새누리당 대전시당이 주최하는 정치대학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후보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송 전 총장의 입장이 갑자기 바뀌었다. 그는 이날 출판기념회에 앞선 기자 간담회에서 정당 선택의 문제와 관련 “요즘 상황 달라져서 입당 문제는 좀 더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뗀 뒤 “정치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에서 도와주는 분들과 여유를 가지고 판단해 대전시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선택할 것” 이라고 말해 당초 새누리당에 입당하고자 했던 생각에 변화가 있음을 내비쳤다.

당시 정가에서는 송 전 총장이 거취를 옮기기 위해 안철수 신당 측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는 소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급기야 지난 10일 그는 안철수 신당 대전시당 창당준비단 공동 위원장으로 전격 자리를 옮기고 말았다. 출마선언 후 불과 두 달 만에 이뤄진 일이다

송 전 총장의 이와 같은 행보는 앞서 대학구조개혁위원장 직을 사퇴하는 과정에서도 벌어졌다. 출마선언 당시 그는 “비록 막중한 자리이기는 하나 비상임직이기 때문에 다른 일과 병행이 가능한 자리이고, 대전시장이 된다 하더라도 시민들이 양해해 주신다면 얼마든지 충실하게 수행할 각오가 돼있다”며 사임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 임명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여론이 확산되자 한 달도 안 돼 사직서를 제출하고 말았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정치적 감각이 부족한 신인으로서 그럴 수도 있다. 사실상 송 전 총장은 새누리당에 입당한 적이 없고 안철수 신당에도 아직 참여수준이기 때문이 ‘철새’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대 총장과 대학구조개혁위원장까지 지낸 인물로서는, 특히 대전시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마당에 그동안의 행보가 신중하지 못했던 점은 두고두고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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