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1호 특화거리… 代 이어 찾는 서민들의 명소
대전 1호 특화거리… 代 이어 찾는 서민들의 명소
대전 특화거리를 가다 ② 동구 원동 한복거리
  • 김형철 기자
  • 승인 2012.08.27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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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색감, 직선과 곡선의 오묘한 조화…. 세계에서 가장 긴 1600여년의 명맥을 잇고 있는 우리 전통의복인 한복은 복을 부르고 화를 막는다는 신성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예부터 인생의 중요한 시기인 돌잔치, 결혼, 칠순, 팔순잔치에 이르기 까지 두루 입어 왔다.

   
 
한복은 우리나라의 전통 옷이라는 의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요, 예술이다. 혼례시의 한복은 행복하고 영원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돌잔치의 한복은 아이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앞날의 축복을 의미하며 고희연의 한복은 건강과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각기 다른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한복은 옷 자체에 ‘복을 부르는 옷’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하지만 이런 한복이 지금에는 명절이나 결혼식 등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으로 국한시 되고 있다. 사실 한복만큼 아름답고 격식을 갖추는 옷이 어디에 또 있을까?

어릴 적 명절을 앞두고 부모님께 첫 한복을 선물받아 차례를 지냈던 기억을 회상해 보며 우리나라 고유의 멋스러움이 살아있는 대전 원동 한복거리를 찾아가 보았다.

원동 한복거리는 중앙동 한의약거리와 함께 1997년 1월 동구청으로부터 가장 먼저 특화거리로 지정받았는데, 6.25 전쟁 당시 부녀자들이 피난민들에게 한복을 만들어 팔아오다 포목점으로 점점 발전했고, 그 이후로 한복을 만들어 파는 곳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러 100여개의 한복점이 밀집해 있는 한복거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대전의 유명한 한복집들은 중앙시장 메가프라자(A동), 신중앙시장(B동), 중앙도매시장(C동), 중앙종합시장, 자유도매시장 등에 밀집해 있다. (메가프라자 : 20여개 매장, 신중앙시장 : 20개 매장, 중앙도매시장 : 7개 매장, 중앙종합시장 : 20여개 매장, 자유도매시장 : 13개 매장, 기타 개인매장 : 10여 곳)

중앙시장 메카프라자만 하더라도 20여 개의 매장이 밀집해 있는데, 적게는 10년, 많으면 40여년 경력의 베테랑 상인들이 저마다 곱고 단아한 한복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곳의 매력은 일반 시중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좋다는 것.

32년째 이곳 단골인 배경희 씨는 “20만-50만원대 가격에 비해 부드러운 원단과 꼼꼼한 바느질 솜씨를 보면 여느 백화점이나 유명매장에 뒤쳐지지 않는다”며 “결혼할 때 처음으로 이곳에서 한복을 맞춘 뒤 품질과 가격이 마음에 들어 지인들은 물론 결혼을 앞둔 아들까지 이곳에서 한복을 맞추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한복거리의 또 다른 장점은 한복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을 3개월 여 앞두고 전주에서 온 이희정 씨는 “돌복에서부터 신랑신부 혼례복, 실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계량 한복까지 미적 감각이 살아있는 다양한 디자인의 전통한복을 구경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마음에 쏙 드는 한복이 있는데 예비신랑과 함께 다시 한번 꼭 들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곳 한복거리도 비수기는 있다. 1월부터 4월까지는 손님이 제법 많지만 5월부터 8월까지는 한산하다는 것. 또한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지금은 온라인쇼핑몰 및 한복대여점, 웨딩샾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었다.

중앙시장 메가프라자에서 18년 동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손님들이 발디딜 틈 없이 북새통을 이뤘었다”며 “이곳 제품 가격과 품질이 여느 곳보다 좋다고 자부하지만, 지금은 손님들이 대형유통매장와 대여점, 웨딩샾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한복전문점이 밀집해 있는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한복과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한복특화거리. 이곳 상인들은 대를 이어가며 50여 년간 지역 서민경제와 주민들의 생활을 몸으로 느끼고 내부 결속과 고유 브랜들 개발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아끼고 있는 등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항상 고심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러한 상인들의 노력을 외면한다면 세월이 흘러 한복거리는 존폐의 위기에 봉착하지 않을까? 현재 특화거리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은 끊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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