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자리는 박 부의장의 주선으로 당내 대전시장 후보 선정을 위한 공천 룰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이날 세 후보는 약 3시간에 걸친 비공개 회동을 통해 앞으로 공정한 방식에 따른 경쟁을 펼치자는 데 공감하고 앞으로 후보들 간 논의를 계속 진행해 단일화 방식을 결정하자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의장 역시 회동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 후보들이 모두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경선방식에 대한 논의에 동참할 것으로 믿는다”며 “두 분의 공동위원장과 제가 그러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 이라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이러한 굳은(?) 결의는 날이 밝자마자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송용호 후보가 3일 오전 갑자기 기자회견을 자청해 배심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지역별 순회경선과 TV토론을 제안한데 이어 선병렬 후보도 오후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권선택 후보는 여론조사를 원할 텐데 나나 송 후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방식은 100% 공론조사로 하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는 경선대회를 치르자”고 주장했다.
송 후보는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에 대해 “어제는 배심원제는 잠깐 했지만 구체적 방식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다 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선 후보도 “어제는 박 부의장이 있는데 다 이야기할 수 있나…” 라며 말꼬리를 내렸다.
기껏 경선 룰을 논의해 보라고 만들어 준 자리에서는 고개 숙이고 있다가 뒤돌아서서 할 말이 있다며 언론을 끌어들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권 후보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기본적으로 객관적이고 공정성이 담보되는 방식이라면 그 어떤 후보자 선출방식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며 “당에서 합리적이고 실천가능한 후보자 선출방식을 확정한다면 겸허히 수용하고 경선을 준비할 것” 이라며 모든 방안을 다 수용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선병렬·송용호 후보의 이날 행동에 대해 일부 ‘기선경쟁’ 이라거나 ‘샅바싸움’으로 분석하기도 하지만 당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언론을 통해 밖으로 끄집어내면서 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새정치에 맞게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던 박 부의장의 체면만 구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