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거듭 촉구한다!!
향후 과제는 입찰제한의 강력한 실천을 통한 역사 정의 실현

1. 국가발주 입찰 제한 결정의 배경

2011년 8월, 본 의원이 발의한 일본전범기업의 국가사업에 대한 입찰제한을 내용으로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의 논의과정에서, 법률상으로 이 부분을 명시하게 될 경우 WTO협정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게 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이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WTO정부조달협정상 개방 대상이 아닌 기관들에게 과거사 미청산 일본기업에 대한 국가발주 입찰을 제한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지침을 하달하기로 합의하여 시행하였습니다.

이에, 일본전범기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자 2011년 9월부터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조사위원회(이하 강제동원위원회)의 협조를 얻어 입찰제한대상기업 선정 작업에 착수하고, 본격적인 전범기업 선정 작업을 진행하여 작년 9월 16일 제1차 전범기업명단 발표하였고, 제2차 명단 발표(‘12.2.29)에 이어 이번에 추가로 제3차 명단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일본 전범기업은 총 299개로 확정되었습니다.

2. 일본 강제동원 전범기업 명단 발표의 의미

3회에 걸친 일본 강제동원 전범기업 명단 발표는 특정 기업을 응징하거나 비난하는 차원이 아니라 동아시아 평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의미를 가진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상생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대일과거청산의 기초 작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작업은 가해국인 일본에서 정부 차원의 조사가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2004년 11월 강제동원위원회를 설치한 이후 정부 차원의 조사가 있었기에 299개의 일본전범기업 명단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1차 명단 발표 이후, 일본에서도 이를 토대로 하여 명단작성작업을 시작해 271개 기업명단이 담긴 「조선인강제노동기업 현재명 일람」(2012. 2)을 발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99개 일본전범기업은 현재 일본 굴지의 기업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거나 세계시장 진출을 지향하는 기업들입니다. 이들 기업은 우리 동포의 강제노동을 통해 대기업으로 성장하였으나 사실 인정, 명단 공개 등 최소한의 도리조차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멘스를 비롯한 독일의 전범기업은 강제노동의 피해를 준 인근 국가 피해자들에게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와 배상을 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그에 비해 299개 일본 전범기업들은 과거청산작업을 스스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범기업 명단 발표는 바로 이들 기업이 과거청산작업을 하고, 건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본 기업들의 과거청산작업에는 전범기업 외에 일본정부와 한국정부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일본정부는 이들 기업이 소장하고 있는 관련 자료의 제공 및 협상 진행을 촉구해야 하며, 한국정부도 전범기업의 입찰제한은 물론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이미 중국은 전범기업의 입찰을 금지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에 힘입어 2010년에는 일본 전범기업 니시마쓰 건설이 중국인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화해금을 지급하였습니다. 한국정부가 교훈으로 삼아야 할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외교통상부는 대법원 판결(2012.5.24) 직후 ‘한일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되었다’는 입장을 확인하여 피해자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2012년 7월 6일에 열린 ‘근로정신대할머니를 위한 시민모임’과 미쓰비시중공업간 협상에서 미쓰비시측은 한국 외교통상부의 이 내용을 거론하며 피해배상을 거부하여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점은 시사점이 크다 할 것입니다.

이번 3차 전범기업 명단에는 가네가후치 방적을 비롯해 10대 초반의 어린 소녀들을 동원해 가혹행위를 했던 기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가네가후치 방적은 현재 클라시에 홀딩스라는 이름으로 변모하여 가네보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가네보 화장품은 물론 모리나가 과자, 마쓰시타 가전제품, 캐논 카메라 등도 전범기업의 생산 제품인데, 현재 백화점 등에서 우리 국민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물건들입니다. 강제동원피해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 할 것입니다.

3. 향후 추진 과제

대일과거청산문제는 가해국인 일본이 진심에서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우리 국민이 납득할 때까지 지속되어야 하는 민족적 과업입니다. 이를 위해 향후 국회가 추진해야 할 과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강제동원위원회의 안정적 운영입니다. 일제에 의해 자행된 강제동원의 피해는 방대하고 피해 종류도 다양하며 현재 진행형이라 할 것입니다. 이는 국민 한사람 한사람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국가의 참다운 모습이자 국격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한시적 또는 이벤트성으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 강제동원피해 유족을 위해, 대일협상력을 위한 최소한의 조처로써 우리 정부의 기구가 반드시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둘째, 국내동원피해자 지원 실현이다. 일제강점기 당시에는 국내 국외의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게는 현행법에서 위로금지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서 이미 관련법이 발의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사할린 강제동원피해자에 대한 종합적 대책 수립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사할린에 강제로 끌려간 뒤 해방이 되고서도 억류되어 귀환하지 못하고 사망한 피해자와 그 자손들의 귀환문제, 유골발굴과 봉환문제가 해당됩니다. 그 가운데에서 사할린 강제동원 피해자 ‘사망기록 찾기 및 유해봉환’은 90대 노령이 된 배우자들의 숙원이자 촉각을 다투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러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정부에 계속적인 촉구는 물론, 필요하다면 예산반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전범기업명단은 ‘발표’나 ‘선언’에 그칠 일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입찰을 제한하고, 제한할 수 없는 경우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권고하고 촉구하는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및 일본 시민단체와의 연대도 필요합니다.

“민족적 자존심에 배상 시효란 없다”라는 원칙 아래, 이후에도 일본정부와 기업이 사과하고 전쟁책임 노력을 성실히 이행할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