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紳士(신사)가 필요하다
6·4지방선거, 紳士(신사)가 필요하다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4.06.0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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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동 행정팀장

신사(紳士)라는 단어를 네어버 검색창에 치면, ‘사람됨이나 몸가짐이 점잖고 교양이 있으며 예의 바른 남자’·‘보통 남자를 대접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어학사전은 답한다.

이 두 가지 정의를 멋대로 짬뽕(?)해본다면, ‘보통 남자이면서, 성정이 점잖고 올바르며, 교양과 예절바름을 실천하는 사람’ 정도랄까. 쉽게 생각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덕목이지만,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면 짐짓 깊은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단순히 마음가짐만으로 신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닌 듯 싶다. 실천력이 동반되지 않은 마음은 ‘집에 있는 금송아지’와 다를 게 없다. 누구나 신사가 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겠지만, 정작 하는 짓은 동네 ‘양아치’와 다를 바 없다면 그 마음을 알아주는 이 누가 있으랴.

어느 문필가는 “다리가 썩어 죽어가면서도 손가락으론 킬리만자로의 눈 덮인 봉우리를 가리키는 것이 남자”라고 했다. 남자라는 동물이 그렇다. 빈 손가락을 빨면서도 마초의 근성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남자라는 동물이다.

하지만 옛날 양반들이 끼니 대신 냉수를 마시고도 이를 쑤시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도 뒷짐을 지고 거들먹거리며 걸었던 허장성세는 현대사회의 논리 속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이 뻔하다.

이런 점에서 과거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 특히 정치인이나 경제·사회리더층에게 신사라는 호칭이 반드시 달가운 것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언필칭 신사라는 호칭이 칭송으로 들릴 수 있지만, 결단과 투쟁 등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해 저평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중요한 신사의 조건은 무엇일까. 현대사회의 신사는 부연한대로, 마음가짐과 언행·실천력은 물론 강렬한 마초의 근성까지 아우르는 의미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정치인들에게는 꼭 필요한 덕목으로 강조되어진다. 감성과 이성의 적절한 조화가 밑거름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감성이 절제하지 못하는 부분은 이성이 제어를 해주고, 이성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감성으로 다가설 수 있다는 게 인간의 장점이다.

갈수록 점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올 지방선거. 신사의 조건을 남녀 공히 적용함을 전제로, 진정 신사의 조건을 갖춘 후보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미 선거판 언저리에선 음해성 폭로와 비방은 물론, 각종 불·탈법적 행위와 도덕성을 외면한 언행도 서슴지 않고 행해지고 있다.

‘표리(表裏)가 부동한’ 후보들의 활개다. 그럴듯한 공약과 정책·다짐들에 현혹돼,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들과 승리를 위해서 염치를 불구하는 권력 해바라기들을 솎아내지 못한다면 또 다시 4년의 세월을 저당 잡힌다.

선거 출마자들도 스스로 신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표리가 부동한 선거전으로 승리와 권력을 탐해 쟁취한다면 스스로 부끄러운 일이다. 인간이기에 욕심이 생기고, 욕심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짓밟고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포용하면서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다.

상대를 향해 던진 욕은 결국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 정직한 방법으로 나를 알리고, 정정당당한 경쟁으로 승리하는 것이 출마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신사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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