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내년 동부선 연결도로 조성 예정지여서 꽃밭의 운명은 1년 남짓이다. 그런데도 가양1동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꽃밭 조성에 구슬땀을 흘렸다. ‘쓸데없는 짓’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해바라기 꽃밭은 내가 사는 동네를 사랑하는 주민들의 마음이다. 1년 이상 공한지로 방치돼 흉물로 전락할 수 있는 곳을, 한시적이지만, 꽃밭으로 가꾸자는 마음이 모아진 소중한 결과물이다. 동네에 대한 애정과 주민들 간 화합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꽃밭의 면적은 약 1만 1000㎡ 정도. 376m 길이 땅에 5만 본을 식재했다. 소박하고 예쁜 해바라기 꽃이 피기 시작했다.
임재홍(54) 동장은 “동부선 연결도로 조성을 위해 주택이 철거되고 공한지로 남은 곳인데, 잠시 동안이라도 활용해보자는 주민들의 뜻에 따라 조성했다”라며 “주민들이 내 집·내 땅 관리하듯 토지정리, 해바라기 씨 육묘, 식재, 거름주기, 쓰레기 처리 등 관리까지 직접 하고 있는 ‘주민들의 꽃밭’이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 같은 모습에 ‘쓸데없는 짓’이라고 비난하던 목소리도 ‘칭찬’과 ‘부러움’으로 바뀌었다.
강찬구 주민자치위원장은 “동네 이미지 개선은 물론 장마철 피해를 예방하고, 쓰레기 투기 방지·먼지 예방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주민들의 동네에 대한 애정과 화합·단결심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라고 자랑했다.
박대남 통장협의회장은 “가양1동은 주민들은 물론, 통장들이 솔선수범해 참전용사 주택 수리·폐가 환경정비·어려운 이웃 돕기 등 동네 숙원사업을 해결해나가고 있다”라며 “이 같은 활동들이 대전의 발전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임 동장은 “주민들의 화합은 ‘가양골 버드나무 축제’·‘가양인의 아름다운 밤’·‘주민화합 한마당 축제’ 등 주민들 스스로 마련하는 행사에서부터 비롯됐다”라며 “다만 주민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이 없어 아쉽다. 구와 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