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아산=이종현 기자] 충남 아산시를 연고로 두고 있는 무궁화프로축구단(축구단)이 해체 위기에 빠진 가운데 사무국 직원과 시민들이 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응에 나서 주목된다.
21일 시에 따르면 축구단은 지난 14일 경찰청으로부터 선수 충원 중단을 통보받으며 해체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에 지난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축구단의 갑작스러운 폐지가 아닌 단계적 감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2475명이 참여한 상태로, 내달 16일까지 20만 명이 청원할 경우 청와대가 답변하게 된다.
축구단 사무국 역시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무국은 지난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온양온천역과 시청 앞에서 폐지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서명에는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단 관계자는 “의경 폐지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2023년 의경 폐지에 맞춰 시민구단 전환을 준비하는 중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만약 선수단 충원 중단으로 축구단이 해체된다면 축구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1주일을 기다리는 시민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며 “서명운동을 통해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효원(26) 씨는 “이번 사태는 경찰청이 정당성, 공정성, 절차를 위반한 행위”라며 “시민들의 문화, 추억을 빼앗으려는 현실을 보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윤 씨는 이어 “아산이 30만 명의 소도시지만 정기적으로 2000여 명이 모이는 콘텐츠는 축구가 유일하다”며 “경찰청의 일방적 통보로 축구단이 해체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신규선수 충원 중단은 병역 의무를 마치지 못한 프로 선수뿐만 아니라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피해가 이어진다”며 “그들을 지키기 위해 호소하고 장외 투쟁까지 불사하면서 우리도 국민임을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희(39) 씨도 “축구 경기를 보며 지역의 이름도 외칠 수 있었고 남편과 공동의 관심사가 생겼는데 경찰청의 일방적인 통보로 축구단이 해체 위기에 빠졌다”며 “이는 시민과 서포터즈, 유소년, 사무국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우 씨는 그러면서 “서포터즈와 시민들은 의견 폐지에는 동의하지만 이런 식의 갑작스런 통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 씨는 또 “시 역시도 강경하게 나서야 한다”면서 “만약 경찰청과 부딪히는 게 껄끄럽다면 서포터즈를 통해서라도 목소리를 내고 축구단 해체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현 시장도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전 협의 없이 선수 충단 중단을 통보한 경찰청의 결정에 무척 당황스럽다”며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등 최선을 축구단 존속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대학과 시가 공동운영하고 있는 축구단은 프로 선수들이 선수생활을 이어가면서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축구단은 K리그2(2부리그) 28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14승 9무 5패(승점 51점)로 1위 성남FC에 다득점에 밀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군경팀이라는 불리한 한계를 딛고 최근 연맹으로부터 최다 관중 증가팀에 주어지는 ‘플러스 스타디움상’을 받는 등 지역의 자랑거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