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벤처 “드림타운 조성 언제?”
대덕벤처 “드림타운 조성 언제?”
보육시설·공동기숙사 등 정주여건 열악 고급인력 이탈 가속 ‘속앓이’
  • 김윤미 기자
  • 승인 2012.09.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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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개발특구 내 기숙사와 보육시설 부족 등 열악한 정주여건 때문에 입주기업들의 인력 이탈이 가속화 되고 있다. 사진은 유성구 용산동 중소·벤처기업단지 전경. 김윤미 기자

“벤처드림타운 조성해 달라!”

대전지역 중소·벤처기업인들이 기숙사와 보육시설 마련을 요구하며 또 다시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기숙사와 보육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가뜩이나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신규 인력 확보와 기존 인력 재활용 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2006년에서 2007년 사이에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의 체류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이 다가와 각 업체마다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와 대전산업단지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 중소·벤처기업 종사자의 30%가 타 지역 출신이다. 여기에 외국인 인력까지 감안하면 이들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공동기숙사 설립이 시급하다. 실제 2010년 산업단지관리공단과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가 실시한 수요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약 600여개 실의 공동기숙사가 당장 절실하다고 답했다.

지난달 30일 대전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대전·충청지역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도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한 목소리로 요구했지만 “검토하겠다”는 형식적 답변만 얻었다.

보육시설 사정도 다르지 않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벤처기업들과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등에 따르면 900여개 벤처기업에서 운영 중인 보육시설은 단 2곳에 불과하다.

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기업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자체 보육시설을 마련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어렵사리 고급 여성인력을 확보해도 결혼, 출산에 따른 이직을 막을 수 없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기업인들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대덕테크노밸리 내 3만㎡ 부지에 벤처드림타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시가 부지만 제공해주면 건립비용은 기업인들이 마련하겠다는 의지다. 대전시도 지난 2009년부터 공동기숙사와 보육시설이 포함된 벤처타운 건립을 논의하고 있으나 부지 선정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기업인들은 “근로자들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 벤처드림타운 조성이 필요하다. 대전시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측의 관심과 도움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소·벤처기업이 밀집해있는 유성구 용산동 일대

대전시, 3년 동안 “논의 해보자” 말 뿐

대전은 1973년 대덕연구학원도시 건설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이후 대덕구 문평동과 신일동, 유성구 전민동과 탑립동 등 70.4㎢에 걸쳐 연구기관이 들어서고 중소·벤처기업 입주가 잇따라 2012년 현재 800여개 업체가 대전에 둥지를 틀었다.

대덕특구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 수는 2005년 2만 3558명에서 2010년 5만 5614명으로 5년만에 배 이상 늘어났다.

기업체 전체의 매출은 2005년 2조5638억9300만원에서 2006년 6조7064억5400만원, 2007년 9조9283억1900만원, 2008년 11조2379억700만원, 2009년 12조2916억3400만원, 2010년 17조6842억7800만원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대전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역이라 말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데 최근 대전 경제의 요람인 중소·벤처기업들이 들썩이고 있다. 기숙사·보육시설의 부족으로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2006-2007년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 체류기간이 올해 만료돼 대체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30일 대전상공회의소 주최로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을 초청해 열린 ‘대전·충청지역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도 기업인들은 한목소리로 인력난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 측은 “검토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에 그쳐 기업인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이하 벤처협회) 관계자는 “대전 중소·벤처기업 종사자 중 30%는 타 지역 출신들”이라며 “시 또는 정부 차원의 공동기숙사 건립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어필했다.

이어 “이미 수차례 대전시에 공동기숙사 건립의 필요성을 전달했으나 진척이 없다”라며 “기숙사 건립비용은 확보해 놓았다. 시에서 부지만 제공해준다면 기업인들의 시름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기숙사 600여 개실 필요”

대전산업단지관리공단과 벤처협회는 지난 2010년 3월 419개 업체를 대상으로 공동기숙사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대덕구 32개 업체, 유성구 89개 업체 총 122개 업체가 공동기숙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사에 따르면 업체는 1인 1실이 262개실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1인 1실이 44.9%의 높은 비율을 보여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2인 1실이 216개실이 필요하다고 응답, 37.0% 비율을 보였다. 4인 이상 다인 실은 89개실로 15.2%를 나타냈다. 3인 1실은 17개실 2.9% 비율이었다. 총 합계는 584개실이다.

차연복 벤처협회 본부장은 “벤처기업 특성상 고급 인력이 필요한데 KAIST 출신들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으로 취업하기 때문에 고급인력 확보가 어렵다”라며 “겨우 채용한 타 지역 출신들도 열악한 정주여건으로 인해 빠져나가기 십상”이라고 애로사항을 대변했다.

이어 “규모가 작은 업체의 경우 자체적인 기숙사 마련이 힘들다. 벤처드림타운을 조성해 기숙사와 보육시설, 문화시설 등 벤처기업인들을 위한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벤처기업인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업인-시의회 간담회에서 공동기숙사 건립에 대해 건의했으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들은 테크노밸리 내에 3만㎡ 규모의 부지에 기숙사를 포함 보육시설, 운동·여가시설, 퇴직 과학기술인을 위한 사무실 등을 갖춘 벤처드림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인 관계자는 “기업인들은 공동기숙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상태다. 대전시 등이 부지 확보에 도움을 준다면 건립에 필요한 비용은 기업인들이 책임지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부산은 시가 150억 원을 찬조해줘 벤처타운을 조성 중에 있다”며 “정주여건이 개선된다면 인력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900여개 벤처기업에 보육시설은 2곳?

보육시설도 절대 부족하다. 벤처기업과 벤처협회에 따르면 900여개 벤처기업이 의지하는 보육시설은 2군데에 그쳤으며 수용 가능한 영·유아 정원은 552명이다.

현재 500여명이 대기 중이다. 전체 수요의 절반 정도 수용에도 벅찬 실정이다.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고급 여성인력을 확보해도 결혼·출산과 동시에 떠나보내야만 하는 상황이 우려된다.

한 벤처기업 관계자는 “여성의 경우 결혼과 출산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며 “소규모 벤처기업의 경우 자체적인 보육시설을 마련하기 힘들다 보니 여성 인력들이 직장을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고 밝혔다.

이어 “신입직원을 뽑아 다시 교육시키는 일련의 과정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며 “고급 여성인력을 붙잡을 방법이 없어 막막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여성과학기술인들 또한 직장보육시설의 필요성에 대해 절실히 느끼고 있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가 최근 전국 여성과학기술을 4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육수요 및 직장 보육시설 실태조사’. 응답자의 80.9%가 ‘직장보육시설 설치가 꼭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설치된다면 이용하겠다’는 응답도 76.7%였다. 하지만 ‘직장보육시설이 있다’는 응답은 16.1%에 그쳐 보육시설이 절대 부족함을 드러냈다.

 

대안은 벤처드림타운 조성

대전 소재 중소·벤처기업인들이 제안하는 해결책은 ‘벤처드림타운’ 조성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테크노밸리 내 3만㎡ 부지를 활용해 벤처 공동복합시설 조성 추진의사를 밝히고 관계기관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박상덕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기업지원이 시의 기본입장”이라며 “특구육성 특별법과 도시계획 등 상위법규를 검토하고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등의 관계기관과 연계해 논의를 지속하자”고 말했다.

벤처타운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09년부터 이어져왔다.

2009년 12월 시는 대덕연구개발특구 입주 기업체와 근로자의 근로 의욕을 높이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공동기숙사와 게스트하우스, 영유아 보육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동기숙사와 게스트하우스는 210억 원을 들여 2013년 완공 목표로 대덕구 신일동에 지하 2층 지상 10층 전체면적 1만4400㎡ 규모로 건립해 259실에 407명을 수용한다는 계획이었다. 또 27억 원을 투입해 같은 장소에 영유아 보육시설(전체면적 1980㎡)을 건립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벤처기업인들과 건립 위치에 이견을 보이며 추진이 원활치 못하다. 기업인들은 테크노밸리 내 관광휴양시설용지를 주목하고 있다. 지정용도 전환 등 지구단위계획 변경 지원이 필요하다.

벤처협회 관계자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중심으로 벤처드림타운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대전시를 비롯한 기획재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협조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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