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자녀교육 코칭] 소통하고 공감하는 인재(人材)가 인재(人災)를 막는다
[조성진의 자녀교육 코칭] 소통하고 공감하는 인재(人材)가 인재(人災)를 막는다
  • 조성진
  • 승인 2018.12.13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성진중부대 교양학과 교수(경영학 박사)한국수퍼바이저코치국제인증코치
조성진 중부대 교양학과 교수(경영학 박사), 한국수퍼바이저코치, 국제인증코치

[굿모닝충청 조성진 중부대 교양학과 교수] 지난 주말에는 사람에 대한 생각으로 하루를 보냈다. 인적자원개발 관련 학회에 참가하여 디지털 시대의 인재전략에 대한 강연을 들었고, 코칭으로 어떻게 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할지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에 있었다.

그 날 강연의 핵심은 앞으로 인공지능(AI)이 주도할 미래에는 소통하고 공감하며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만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르치는 사람은 학생들이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고, 그에 필요한 여러 가지 지원을 해야 한단다. 에너지가 한껏 오른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밤엔 전혀 다른 세상을 보았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TV 드라마 ‘SKY 캐슬’을 통해서 말이다.

서울 시내 한 사립고교의 시험문제 유출사건 소식이 잦아들고, 수능 만점자의 사연이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때라 그런지 그 드라마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사립대 의대 교수 가족이 모여 사는 ‘캐슬’에서 자녀들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부모들의 갖가지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드라마이다.

아버지는 쌍둥이 아들의 성적을 최고로 올리겠다는 생각으로 방을 아예 입시학원처럼 꾸미고 직접 가르친다.

다른 한 어머니는 입시 코디네이터에게 사육당한 아들이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기쁨을 누린 것도 잠시, 아들이 서울대에 입학하지 않고 가출하자 남편과 심하게 다투고 죽음을 선택한다.

또 다른 어머니는 옆집 여인의 죽음도 외면한 채, 딸을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의사로 만들려고 고액 입시 코디네이터의 눈에 들기 위해 금괴를 바치고 무릎을 꿇기도 한다.

이 드라마에서는 학생 수준에 맞지 않는 어려운 고전 서적을 읽은 뒤 토론을 하는 모습은 약과일 정도다.

한 일간신문은 이 드라마를 ‘상류사회 대학입시 풍자극, 입시 공화국의 허를 찔렀다’고 묘사했다.

드라마를 보는 내 마음이 정말 편치 않았다. 나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고, 그런 짓(?)을 할 수도 없었으니 말이다.

정말 이런 곳이 있기는 한가 싶었고, 이런 사람들이 정말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자라지 못했고, 또 그렇게 자녀를 키우지 못한 사람의 열등감이고, 어쩔 수 없이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하는 사람의 자괴감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나만 그랬을까? 아마 그 드라마를 본 평범한(?) 부모들도 나와 비슷한 심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날 학회장에서 들었던 한 기업 회장의 말이 도움이 되었다. 그는 인공지능(AI)이 주도할 미래에는 공부(study)를 잘하는 사람보다 제대로 학습(learning)하는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형화된 문제를 잘 풀어 만점을 받는데 익숙한 공부 잘하는 사람이 잘 나가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소위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가길 원하는 대학은 어디이고, 또 그들이 지망하는 학과는 어떠한가? 드라마 ‘SKY 캐슬’에 나오는 일부 의사 부모들이 원하는 의대와 법대 아니던가. 하지만 이들이 선호하는 의사와 판사와 같은 직업은 앞으로 빠르게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인공지능(AI)이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으니 말이다. 다가올 미래에는 남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사람,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며(think different)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사람이 주역이 된다고 역설한다.

이들은 공부하지 않고 스스로 학습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감동을 만들어내고, 이런 사람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어가는 미래의 주역이 된다는 것이 그 날 오전 강연의 핵심이었기에 나는 비교적 빨리 평정심을 찾았다.

그리고 여러분이 예상했듯이 나는 쉽게 긍정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소위 유명대학에 끼지도 못하는 ‘중간쯤의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낸다는 기업 관계자들의 사례를 들어 잘 알고 있던 터라 더욱 그랬다.

부모들이여, 세상은 이미 바뀌고 있다. 이성(理性)의 시대에서 감성(感性)의 시대로 바뀌고, 성공(成功)보다 행복(幸福)을 더 중요시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앞으로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시대는 공부 잘하는 사람보다 주어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학습형 인간을 원하고 있다.

다른 사람과 더불어 소통하고 그들과 공감하며, 옆에 있는 동료나 이웃과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주역이 되는 시대가 왔다.

세상이 바뀌면 부모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 청소년 시기에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점수를 획득하는 우리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고 가정을 꾸리면 부탄사람보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자기 자식만 수학 문제를 잘 풀길 바라기보다는 옆집 아이들과 협력하여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가르쳐야 한다.

제 생각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타인의 생각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성으로 이해하기보다 마음으로 소통하는 방법도 터득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눈물 젖은 빵의 의미를 모르는 인재(人材)가 벌이는 어떤 일이 인재(人災)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