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쪼냐?”...웃기는 ‘상개동’ 청춘들
“청춘이 쪼냐?”...웃기는 ‘상개동’ 청춘들
18년 전통 상명대 개그동아리...박나래ㆍ김기수 인기 개그맨 배출
  • 윤현주 기자
  • 승인 2019.01.23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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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윤현주 기자, 사진 채원상 기자]2000년대 초반, 개그 프로그램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KBS ‘개그콘서트’로 시작된 개그 프로그램 열풍은 MBC ‘개그야’,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로 이어졌고 이는 ‘코미디언’을 꿈꾸는 수많은 청춘을 낳았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개그 프로그램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방송사들은 공채 코미디언을 뽑지 않기 시작했고, 현역 코미디언들조차 설 무대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개그에 사활(?)을 건 겁 없는 청춘들이 있다.

한 번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 기꺼이 청춘의 밤을 반납할 수 있다는 상명대 개그동아리 ‘상개동’ 단원들을 만났다.

코미디언 박나래의 꿈이 커간 ‘상개동’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개그 연습이 한창인 ‘상개동’은 상명대 연극과 내 개그동아리다.

2001년 처음 만들어진 상개동은 ‘상명대 개그 동아리’를 줄임말로 코미디언 박나래, 김기수 또한 상개동 출신이다.

이 두 사람 말고도 연극과 방송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인 든든한 선배들이 많다는 상개동에는 현재 25명이 단원이 활동하고 있다.

상개동 단원을 만나기 위해 학교로 찾아간 날, 이들은 신입생을 위한 공연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잔뜩 쌓아둔 아이디어 노트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개그는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작해 내고, 이를 연기로 표현해야 하는 분야기 때문에 결코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상개동 단원이 되면 연극과 신입생 중 가장 먼저 무대에 설 기회를 얻게 되고 무대를 즐기는 방법들도 선배들로부터 직접 배우게 돼요.”

이재윤 학생은 동아리 상개동이 가진 매력이 무궁무진하고 했다. 그러나 상개동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그 무엇보다 단단한 ‘팀워크‘란다.

“1학년 때 선배들이 ‘웃길 수만 있다면 선배의 뺨을 때려도 돼!”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이게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 싶었죠. 그런데 하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단단한 팀워크가 있기때문에 무대 위에서 개그를 위해 일어나는 모든 행위들이 용납이 된다는 걸요. 무대 위에 섰을 때 우리는 ’웃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웃음을 선사하면 된다는 의미였어요.“

매해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상개동의 공연은 총 4회다.

신입생 대상 공연과 여름과 겨울방학에 열리는 워크숍 공연, 그리고 지난해부터 문화산업 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는 개그쇼까지 4번의 무대를 위해 1년 동안 머리를 맞댄다.

 

동아리 활동은 취미생활? NO!

동아리 활동이라고 하니 친목을 중심으로 한 모임이거나 취미활동 정도라 생각한다면 커다란 오산이다.

상개동 단원들은 개그에 청춘을 건다.

”학교 수업과 실습도 바쁘게 돌아가요. 그 외 시간에 동아리 활동을 하기 때문에 연습 시간이 늘 늦죠. 밤부터 새벽까지 회의와 연습이 이어지는데 그 누구도 불평하지 않아요. 회의와 연습이라고 하면 힘들어 보이는데 사실 저희는 그 시간이 즐겁거든요. 우리가 재미있지 않으면 우리가 하는 개그도 재미없다는 게 상개동의 생각이에요“

이들이 상개동에 이렇게 큰 애정을 지닌 건 나름 철저한(?) 신입 단원 선발을 거쳤기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입시를 끝내고 대학에 입학했는데 또 한 번의 입시를 치르는 기분이었다는 상개동 오디션 에피소드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이별하는 남자친구를 잡아야 하는데 화장실을 가고 싶은 상황을 개그로 표현하라는 상황극 부터 어떤 개그를 하고 싶냐는 질문까지 상개동이 어떤 동아리인지 짐작하게 해주는 오디션이었다고 생각해요. 오디션부터 재미있었으니 말 다 했죠. 그냥 좋았어요.“

코미디언이라는 꿈을 가진 이부터, 연극인, 무대 연출가로서 조금 더 성장하고 싶은 이들까지 상개동의 문을 두드릴 때 이들은 제각각 다른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상개동 안에서 함께하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웃기는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들은 모두 타인의 웃음을 위해 시간과 열정을 쏟아내는 청춘일 뿐인 것이다.

“지금이 우리 삶에서 가장 빛나게 만드는 순간입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보통의 청춘들이 가지는 고민이 있다.

많고 많은 일 중에 춥고 배고픈 길을 택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연극도 먹고 살기 힘든 일인데 설 자리를 잃은 개그는 더 힘들지 않겠냐는 주변의 걱정을 들을 때마다 상개동 단원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나 그런 말들에 흔들지 않는다.

“대학생활을 즐기라고 하는데 저는 충분히 잘 즐겼다고 생각해요. 방법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죠. 다른 사람들은 술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해서 있을 시간에 저희는 개그에 취해 있었으니까요. 상개동을 만나지 않았다면 맨정신에 취해서 노는 재미를 몰랐을 거예요.”

김의연 학생은 “다시 시간을 돌린다고 해도 망설임 없이 상개동을 선택할 거라”고 했다.

“오히려 상개동 활동을 하면서 현실적인 고민을 벗어나는 느낌” 이라는 것이다.

“지금이 인생에 있어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 시간을 고민하고, 걱정하고 보내기보다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상개동이에요. 적어도 아이디어를 짜고, 연습을 하고, 무대에 서 있는 시간만큼은 즐겁잖아요. 저는 이 시기가 아니면 하지 못할 일들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를 듣고 있던 조은수 학생은 “이 세상에 100% 만족하는 길은 없지 않냐”고 되물었다.

그리고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이 시간을 후회되지는 않는다”며 “가보지 않은 길을 보며 아쉬워하는 것보다 후회 없이 가보는 게 낫지 않냐”고 했다.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가장 열정적으로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가장 순수한 열정을 뿜어내는 ‘상개동’ 이들의 열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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