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안락사’는 없다....생명윤리 따져 볼 때
‘인도적 안락사’는 없다....생명윤리 따져 볼 때
리뷰] 케어 박소연 대표 의혹 재조명한 MBC ‘PD수첩’
  • 지유석
  • 승인 2019.06.27 15: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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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25일 '박소연, 연극이 끝난 그 후' 편을 통해 비밀안락사, 후원금 횡령 등 박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다시 끄집어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25일 '박소연, 연극이 끝난 그 후' 편을 통해 비밀안락사, 후원금 횡령 등 박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다시 끄집어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올해 초 한 바탕 여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동물보호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25일 '박소연, 연극이 끝난 그 후' 편을 통해 비밀안락사, 후원금 횡령 등 박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끄집어냈다. 

반려동물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박 대표는 이쪽 '업계'에서 유명 인사다. 무엇보다 박 대표는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언론의 주목을 끄는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왔다. 

특히 몸을 던져 동물을 구호하는 모습은 사람들의 정서를 자극했다. 박 대표가 백구를 안고 있는 장면은 실로 감성적이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유기견 '토리'를 입양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주인공도 박 대표였다. 박 대표의 감성 마케팅은 곧장 후원금으로 이어졌다. 박 대표가 케어를 연간 후원금 20억 규모로 성장시켰다고 'PD수첩'은 전했다. 

그러나 올해 초 탐사보도 매체 <셜록>, <뉴스타파>, <한겨레>, SBS 등 4개 언론사는 박 대표가 구조한 동물들을 비밀리에 안락사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에 다시 박 대표를 취재한 'PD수첩'도 남양주 개농장에서 구조한 209마리 가운데 61마리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놀라운 건, 반드시 안락사 할 개체가 아님에도 박 대표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안락사를 결정했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선 구조 전에 안락사를 계획했다는 정황이다. 이 같은 정황은 박 대표와 내부고발자 임아무개 씨와의 전화통화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거센 사퇴 여론에 ‘개 도살 말라’ 반격 

케어 박소연 대표가 동물들을 몰래 안락사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론은 들끓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여전히 대표직을 고수하고 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케어 박소연 대표가 동물들을 몰래 안락사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론은 들끓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여전히 대표직을 고수하고 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올해 초 여론은 들썩거렸다. 여론은 박 대표가 동물들을 안락사시켰다는 점에 특히 격분했다. 후원금을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의혹도 여론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박 대표는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SNS 활동도 활발히 하는 중이다. 박 대표는 여론의 비판에 대해 오히려 개를 도살하지 말라며 반격에 나섰다. 

박 대표는 의혹이 한창이던 올해 1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항변했다.

"도대체 사람을 어디까지 매도하실 거예요. 도대체 어디까지... 마녀사냥을 하실 거예요. 저를 그만두게 하고 싶으면 개고기 없애 주세요. 저 당장 떠날께요."

박 대표는 'PD수첩' 방송이 나간 이후에도 자신의 SNS에 "'C' 동물단체의 지원과 제작으로 여겨질 만큼 편파적이고 그쪽 인사들의 인터뷰만 싣고 반대의 증언자들 인터뷰는 고의로 전부 삭제했다"며 보도 내용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안락사 대토론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박 대표의 입장을 요약하면 안락사가 동물을 위한 '인도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박 대표 스스로 연초 기자회견에서 “케어의 안락사는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소에서 매일 벌어지는 대량 살처분과는 다른 인도적 차원의 안락사였다”고 강변했다. 

박 대표가 여러 의혹과 여론의 비판에도 대표직을 지키는 이유도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는 확신 때문이다. 동물보호법 위반 여부 등 각종 의혹은 수사기관을 통해 진위가 드러날 것이다. 

다만 '인도적 차원의 안락사'라는 박 대표의 주장이 성립하는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복수의 내부고발자들은 안락사를 결정한 결정권자로 박 대표를 지목했다. 케어 전 직원 윤혜선 씨(가명)는 'PD수첩' 취재진에게 "누군가의 목숨을 사람이라는 이유로 결정지어서 '넌 죽어, 넌 살아' 난 그게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학살 하면 얼른 총칼로 사람을 쏘거나 찌르는 광경을 떠올린다. 물론 학살은 이 같은 행위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학살 '분류'에서 출발한다. 누군가가 '생사'를 결정하는 행위 자체가 학살이라는 말이다. 

아돌프 아이히만은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의 주범으로 법의 심판대에 섰다. 아이히만이 직접 총을 들고 유대인을 살해한 게 아니다. 아이히만의 계급은 고작 중령이었고, 기껏해야 현장 실무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이히만의 서류 작업에 따라 포로로 잡힌 유대인의 생사가 판가름 났고, 실제 무수한 유대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박 대표의 안락사 역시 학살에 가깝다. 케어 전 직원들 모두 학살이라는 데 견해가 일치했다. 더구나 말 못하는 동물들을 이용해 후원금을 받아내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죄질도 좋지 않다는 판단이다. 

버티기로 일관하는 박 대표가 법의 판단에 앞서 생명윤리를 진지하게 고찰했으면 한다. 또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재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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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우 2019-06-27 23:50:38
진짜 엿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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