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광천고 야구부, 창단 3년 만에 전국대회 첫 승… 그들의 ‘작은 소망’ : : 오늘아침 동네한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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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감독 "다른 학교와 똑같은 대우 원해"
김준석 선수 "좋은 환경에서 훈련 받고 싶어"
  • 이종현 기자
  • 승인 2019.08.26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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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고등학교 야구부가 창단 3년 만에 전국대회(4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첫 승리를 경험했다. 선수수급과 부족한 장비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거둔 성과다. 이들은 전국대회 첫 승을 계기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승준 감독과 김준석 선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의 바람이 충남 도내 고교 야구 관심과 지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편집자 주>

 

충남 홍성에 있는 광천고등학교 야구부.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충남 홍성에 있는 광천고등학교 야구부.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 홍성 광천고등학교에는 야구부가 있다.

광천고 야구부는 공주고, 북일고에 이어 지난 2017년 6월 충남에서 세 번째로 탄생했다.

당시 2학년 13명과 1학년 1명 모두 14명으로 야구부를 꾸렸다.

대부분 다른 학교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전학생 위주로 팀이 구성됐다. 그러다 보니 다른 팀과 기량 차는 컸다.

같은 해 8월 봉황대기 대회에서 광주 동성고를 상대로 3대 14(7회 콜드게임)라는 점수 차로 패배의 쓴잔을 맛봤다.

이들은 패배를 계기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이승준 감독과 선수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마냥 좋지만은 않다.

장비 부족은 물론 이들을 위한 전용 훈련장은 학교에서 20여 분 떨어진 곳에 있다. 이마저 정식 야구장이 아니어서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할 수 없었다. 지역민 관심도도 낮아 엘리트 선수 육성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선수단 전용 버스가 있어 이동 간 불편함은 적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그동안 이승준 감독은 전국대회 1승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한다. 이제는 부담이 해소됐지만, 3학년 선수와 이별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주장을 맡고 있는 김준석 선수는 전국대회 첫 승리를 거두고 축하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특히 중학교 동창이 “광천고 야구부 다시 봤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주장으로서 뿌듯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대학 진학 후 프로 무대 진출과 지도자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 감독은 광천고 야구부가 다른 야구부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광천고등학교 야구부 김준석 선수(왼쪽)와 이승준 감독(오른쪽).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광천고등학교 야구부 김준석 선수(왼쪽)와 이승준 감독(오른쪽).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다음은 이승준 감독, 김준석 선수 공동인터뷰 주요 내용]

-봉황대기 대회에서 창단 3년 만에 첫 승리를 거뒀다. 소감과 의미를 말해 달라.

이승준: “우리는 승리에 목말라 있었다. 어떻게든 한 게임만 이기면 선수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올 시즌 마지막 전국대회에서 승리를 거뒀다. 의미가 크다. 작년엔 주말 리그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승리해야 선수들에게 자신감도 생길 텐데 그러지 못해 부담이 컸다.

올해 준비를 많이 했다. 선수들도 열심히 저를 따라와 줬다. 그 결과 전반기 주말 리그 3승과 전국대회 첫 승리를 맛볼 수 있었다. 비록 3학년 선수들과 전국대회에서 1승밖에 하지 못해 아쉬움도 있지만,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김준석: “원주고와 1회전 경기를 앞두고 ‘내일이 마지막 경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고 싶지 않았다. 경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후배들이 9회 이후 너무 잘해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한 경기 더 뛸 수 있게 만들어준 후배들이 고맙고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축하 연락은 많이 받았나.

이승준: “원주고와 1회전 경기가 당시 생중계가 됐다. 덕분에 경기를 본 지인으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다. 연락이 닿지 않았던 친구부터 시작해 선·후배, 은사님으로부터 전화가 폭주했다. 다음 날 오전에 경기 하이라이트를 다시 보는 중에도 지인으로부터 계속 연락이 왔던 기억이 난다.”

김준석: “연락은 많이 왔는데 그 중 중학교 동기한테 왔던 연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승리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광천고 야구부 다시 봤다’는 말을 들었을 때 주장으로서 뿌듯했다.”

광천고 야구부 김준석 선수와 이승준 감독(왼쪽부터).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광천고 야구부 김준석 선수와 이승준 감독(왼쪽부터).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감독님 기분 어떤가.

이승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우선 저희 선수 대부분은 전학생이다. 이 친구들이 과거 다른 학교에서 어떻게 운동을 했던 지금은 저와 인연이 돼서 같이 고생하고 있다. 저는 지금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리 선수가 주인공이 돼 경기장에서 활약하고 앞으로 대학과 프로 무대로 진출하는 그림이다. 광천고 야구부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다.

그런데 모르겠다. 작년에 졸업생을 떠나 보낼 때도 그렇고 올해도 졸업을 앞둔 선수를 보면 울컥한다. 그만큼 애착이 큰 것 같다. 봉황대기 대회에서 3학년 선수들과 더 많은 경기를 하고 싶었다. 반면 이 녀석들은 1회전 경기 끝나니까 워터파크 예약을 했다고 하더라.”

-사실인가.

김준석: “3학년 졸업 여행 겸 예약을 하긴 했다. 물론 2회전 이겼으면 취소했을 것이다.”

-김 선수 미래 계획과 롤모델이 궁금하다.

김준석: “우선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이후 프로 무대로 가고 싶다. 프로야구 LG에서 은퇴한 황목치승 선수처럼 열정과 야구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선수가 되고 싶다.”

-감독님을 롤모델로 삼지 않아 서운하지 않나.

이승준: 괜찮다. 포지션이 다르다.

광천고 야구부 선수가 훈련을 하고 있다.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광천고 야구부 선수가 훈련을 하고 있다.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창단 3년 차다. 여전히 선수수급과 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훈련장도 내포에 있는데.

이승준: “홍성은 야구 불모지와 다름없다. 내가 선수였어도 사실 광천고 야구부는 익숙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공주고나 북일고를 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선수수급이 힘들다. 특히 생활체육 위주라 지역민 관심도가 낮다. 지역 초·중학교 야구부가 부족해 엘리트 선수 육성도 어려움이 있다. 훈련장도 학교에서 20분 떨어진 내포에 있다.

또한 학생들이 오전에는 학교 수업을 받고, 오후에만 훈련하다 보니 운동에 매진할 수 없다. 공부하면서 운동하는 것도 좋지만 엘리트 선수에게는 치명타다. 저와 선수 모두 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김준석: “물론 선수단 전용 버스가 있지만, 학교와 훈련장을 오가는 이동시간이 길어 불편하다. 후배들이 마음먹고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줬으면 좋겠다.”

광천고 야구부 훈련 모습.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광천고 야구부 훈련 모습.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도 교육청이나 학교, 홍성군 등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준석: “광천고 야구부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반면 숙소는 협소하다. 친구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이승준: “공주고, 북일고 야구부와 같은 대우를 해주길 바란다. 이를 위해 정식 엘리트 야구부 승인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에서 야구부를 만들라고 한 건 아니지만 3년간 충남 야구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 선수도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선수가 열심히 운동할 수 있도록 다른 학교와 똑같은 대우를 요청한다.”

-나에게 야구란.

이승준: “인생의 반복이다. 선수로 활동했을 때나 지금이나 야구를 하고 있다. 생활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야구란 인생의 반복인 것 같다.”

김준석: “야구란 나무 같은 존재다. 나무가 성장하면 열매를 맺는다. 나도 열심히 노력해 빛을 발하고 싶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승준: “선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저와 인연을 맺은 이상 앞으로 좋은 선수·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본인들이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

김준석: “키워주신 어머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항상 경기를 보러 오셨다. 저 때문에 고생 많이 하셨다. 꼭 프로선수가 돼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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