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문재인 정부, ‘춘풍추상’ 각오 다지라
[노트북을 열며] 문재인 정부, ‘춘풍추상’ 각오 다지라
심상찮은 지지율 하락세....‘초심’ 떠올려야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09.23 09: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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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대선 유세차 천안을 찾았던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2017년 4월 대선 유세차 천안을 찾았던 문재인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춘풍추상"

'남을 대하기는 봄바람처럼 관대하고 자기를 지키기는 서릿발 같이 엄격해야 한다'는 고사성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지지율이 한창 올랐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각 사무실에 이 글귀가 적힌 액자를 걸어줬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고 대변인은 이를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길을 올곧이 가라는 의미"라고 설명하면서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점을 찍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유권자 2007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취임 뒤 최저치인 43.8%를 기록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이 20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직무 긍정평가는 40%로 나타났다. 두 기관 조사결과는 2017년 5월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이 얻은 득표율 41.1%에 근접해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따른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각 언론은 이 같은 결과를 전하면서 '민심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라'는, 다분히 판에 박은 주문을 곁들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가 우려할만한 수준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5년 임기 단임제의 특성상 집권 3년차는 후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대통령의 힘이 느슨해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집권한 역대 대통령도 3년차에 접어 들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역대 대통령의 집권 3년차 지지율을 살펴보자. 6월과 8월 사이 한국갤럽이 조사한 대통령 지지율을 보면 1990년 노태우 씨 18%, 1995년 고 김영삼 대통령 28%, 2000년 고 김대중 대통령 38%, 2005년 고 노무현 대통령 34%,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 49%,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35%를 찍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명박 전 대통령 다음이다.

또 조국 장관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바뀌고 있다는 징후도 뚜렷하다. 한국리서치가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 의뢰로 19일과 20일 양일간 19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52%가 조국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장관 임명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대여론이 50%를 넘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의미 있는 결과인 셈이다. 

이 지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집권 3년차로 접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국정 수행과 무슨 상관관계일까? 현행 제도 상 대통령은 임기 5년을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야 한다. 중임제가 아닌 이상 지지율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필요가 반드시 없다는 말이다. 

임기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심산으로 민심과 동떨어진 정책을 펼쳐도 좋다는 말이 아니다. 제도적 특성상 3년차 지지율 하락은 불가피하고, 따라서 지지율에 연연하기보다 집권 초 약속했던 공약을 완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소개한 고민정 대변인의 예화에서 알 수 있듯 청와대는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 같아 안심이다. 

문재인 정부에게 바란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온데간데 사라진 느낌이다. 특히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직접고용, 정부세종청사 청원경찰 처우 악화 등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도 날로 높아가는 와중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공약의 근본취지와 이행과정에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진단하고, 보다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 일에 성과를 거둔다면, 지지율 회복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부디 ‘초심’을 잊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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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9-09-23 17:33:34
지지율 회복은 꿈꾸는 백마강이 되어 버렸어~~
꿈 깨라고 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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