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주인정신을 키워주는 힘 ‘비즈쿨’
인생의 주인정신을 키워주는 힘 ‘비즈쿨’
경제 포커스 I 동아마이스터고등학교 비즈쿨
  • 김윤미 기자
  • 승인 2012.09.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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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한밭대학교 총장배 주니어 창업아이템 경진대회창업캠프에 참석한 학생들이 전문 강사로 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2001년 중소기업청이 첫선을 보인 비즈쿨 사업. 12년째 이어져 오고 있지만, 조금은 낯설다. 비즈쿨은 비즈니스를 학교에서 배운다는 의미의 합성어로 청소년들의 올바른 기업가 정신 및 비즈니스 스킬 함양을 위한 차세대 경영 체험학습 프로그램이다. 기업가 정신 함양을 통한 능동적인 태도와 위기극복 능력 함양, 창업대회 출전을 통한 자신감과 성취감 획득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동아마이스터고등학교를 비롯해 대전경덕공업고등학교, 대전지족중학교, 대전송림초등학교, 대전교촌초등학교가 운영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동아마이스터고를 14일 찾았다.

동아마이스터고는 지난 2005년 비즈쿨을 시작했다. 창업동아리를 통한 창업교육, NIE활용 경제 교육, 사업계획서 작성 교육, 발표기법 교육, 외부 창업 강사 초빙 강좌, 해외 경제 체험, 우수 기업체 방문, 창업대회 준비를 위한 학생 연수, 창업 박람회 체험, 창업 마켓 운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창업을 비롯한 경제 전반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3년 전부터는 비즈쿨 정규수업이 진행돼, 1학년 전체가 비즈쿨 수업을 듣고 있다.

동아마이스터고는 첫해에 ‘2005년 대한민국 창업대전’에서 고교생 첫 장려상을, ‘Be the CEOs’에서 특상·금상·교육부 장관상 수상 등 5차례 상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4년만인 2009년 광역별 대표학교인 비즈쿨 으뜸학교에 선정되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동아마이스터고 창업동아리의 활약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김진구 창업동아리 담당 교사는 “창업동아리를 운영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며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고, 기업가 정신·주인정신을 키워 능동적인 태도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는 창업동아리라고 해서 학부모님들이 아이들한테 돈맛 들이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셨다”며 “공부가 먼저라는 걸 아이들에게 인지시켜 오히려 성적이 향상된 아이도 있어 학부모님의 걱정이 줄었다”며 뿌듯해했다.

창업동아리는 학생들에 따라 움직인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제품 개발까지 학생들의 손에서 이뤄진다. 선생님은 도와주는 역할만 할 뿐이다.

현재 35명의 학생이 4~5명씩 팀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 아이템도 가지각색이지만, 학교 특성상 전자기계분야 아이템이 주를 이룬다. 아이템이 결정되면 시장조사에 나선다. 이런 준비과정을 거쳐 창업대회에 출전한다.

김진구 교사는 “창업경진대회는 말 그대로 대회로 끝나버리고 만다”며 “대회용과 실전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대회에서도 근거 있는 내용으로 진행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발굴한 아이템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직접 시장조사에 나선다”며 “그 결과를 참고해 수정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필 학생(2학년)은 “처음엔 시장 조사할 때 부끄럽고 창피해서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하다보니 처음 보는 사람을 대하는 요령, 대화 기법 등이 몸에 익혀져 대회에 나가서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밝혔다.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한 학생들은 대기업에 입사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3학년 김수영 학생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2학년 김진필 학생은 삼성전자에 취업이 확정됐다.

김수영 학생은 “비즈쿨 교육과정이 큰 도움이 됐다”며 “자신감이 늘어 대기업 면접에서도 떨지 않고 당당히 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진필 학생은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이 굳혀졌다”며 “내 인생을 설계하고 펼쳐나가는 능력이 생긴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동아마이스터고 김진필(왼쪽), 김수영 학생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비즈쿨로 돈맛 들인다고요? 자신감을 키웠어요”

동아마이스터고 김수영(3학년)·김진필(2학년) 학생 

 

“저희는 돈을 벌 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에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어요. 법인 설립부터 운영까지의 과정을 저희 스스로 해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거죠. 발로 뛰며 시장조사도 했어요. 덕분에 부끄럼 많이 타던 저에게 자신감도 생겼어요.”

창업동아리 멤버인 김수영(3학년)·김진필(2학년) 학생. 컴퓨터 부품 조립 회사인 소크라를 학생들 손으로 직접 법인을 설립했다.

“미성년자이다 보니 쉬운 게 없었어요. 부모님 동의서를 비롯해 부모님 인감증명서까지 필요하더라구요. 부모님 설득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어요. 학교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쓸 데 없는 데 시간 낭비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셨죠. 또 벌써부터 돈맛에 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도 하셨고요. 아, 다시 생각해봐도 아찔하네요.” 김진필 학생

“법무사 특강을 들었던 적이 있어요. 회사 설립과정에 대해 장장 2시간에 걸쳐 설명을 들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말로 아수라장이 됐죠. ‘지금까지 얘기한 건 모두 잊고 창업하려면 나를 찾아와라’ 이 한마디를 듣는 순간 허탈했어요. 그래서 더 오기가 생겼어요. 우리 손으로 직접 해보자는 오기요.” 김수영 학생

학생들이 지난해 진행한 시장조사 자료.
가장 쉽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창업 아이템을 찾다 보니 컴퓨터 부품 조립 회사를 차렸다. 너무 흔한 아이템이지만 수익이 목적이 아닌 이상 안정적으로 꾸려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에서다.

“저희 능력을 스스로 평가해보고 싶었어요. 한계점은 어디인지 알고도 싶었고요. 비록 소크라라는 회사가 수치상으로 실패한다고 해도 저희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준비하고 창업하고 실패하기까지의 전 과정이 저희에겐 살아있는 교과서거든요. 돈 주고도 못 배우는 거잖아요. 저희가 설계한 사업이고, 인생이니까 실패 또한 저희들의 몫인 거죠. 그리고 저희는 아직 미성년자에요. 젊다는 표현을 쓰기 어색할 만큼 어리죠. 그만큼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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