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심장부에서 아홉 번 타오른 촛불, 무엇을 남겼나?
검찰 심장부에서 아홉 번 타오른 촛불, 무엇을 남겼나?
[분석] 검찰·언론 불신 동시에 드러낸 촛불집회 ‘시즌1’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0.14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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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촛불집회는 아홉 차례의 집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검찰개혁 촛불집회는 아홉 차례의 집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검찰개혁 촛불집회는 아홉 차례의 집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 열린 9차 검찰개혁 촛불집회는 축제 분위기였다. 집회 참가 시민들은 마치 전쟁에서 승리라도 한 듯 기뻐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기뻐할 만 했다. 서초동 촛불집회는 지난 달 28일 7차 집회부터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날 집회 참여자를 두고 논란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검찰의 심장부나 다름없는 서초동 반포대로에 대규모 인파가 운집해 '검찰개혁' 구호를 외친 일 자체는 아주 드문 현상이었다. 

파장도 만만치 않았다. 7차 집회 바로 다음 날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례적으로 입장 표명을 했다. 윤 총장 입장 표명 직후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검찰은 물론 법무부와 대통령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부족했던 점을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9차 집회 이후에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9차 집회 다음 날인 13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검찰개혁 고위 당·정·청협의회를 갖고 특별수사부(특수부) 축소와 명칭 변경을 위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했다. 

조국 법무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을 봐야 한다. 흐지부지하려고 하거나 대충 하고 끝내려고 했다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개혁이 얼마만큼 속도를 낼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분명한 건, 향후 정국 추이에 따라 촛불집회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점이다. 

주최 측인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아래 범국민시민연대)는 시즌1을 마치면서 "국민이 납득할 만큼의 검찰개혁이 이뤄지지 않거나, 검찰이 저항할 경우 언제든지 다시 수백만 명이 촛불을 들고 항쟁할 것"이란 입장을 남기기도 했다. 

다음 개혁대상은 ‘언론’?

검찰개혁 촛불집회는 아홉 차례의 집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언론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검찰개혁 촛불집회는 아홉 차례의 집회를 끝으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언론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검찰개혁 촛불집회에서 주목할 점은 또 있다. 바로 언론을 향한 불신이다.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 으레 취재진이 몰리기 마련이다. 이번 촛불집회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MBC, <오마이뉴스> 등은 드론을 이용해 집회현장을 담기도 했다. 

그러나 기성매체는 환영 받지 못했다. 집회 참여 시민은 기자가 접근할 때면 야유를 보내기 일쑤였다. 

JTBC의 경우는 극적이다. 2016년과 2017년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JTBC 취재진은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검찰개혁 촛불집회에서 JTBC 취재진은 외면 받았다. 

한편 주최측은 취재기자를 위한 부스를 운영하면서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TV조선, 채널A 등 보수 언론·종편엔 취재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9차 촛불집회에선 KBS도 취재거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분위기는 '조국 대전'에서 보인 언론의 보도 태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한다고 소개한 70대 A 씨는 "언론이 조 장관 의혹을 억지로 부풀리는 데 분노해 현장에 나왔다"며 "기자들이 너무 썩었다"며 기성 언론에 불신을 드러냈다. 

반면 '1인 미디어'는 맹활약했다. 현장엔 독립적으로 활동해온 1인 미디어들이 총출동하다시피 했고, 주최측도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개인' 자격으로 온 이들에게도 역시 취재증을 발급하고 취재를 허용했다. 

집회에 앞서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 김경록PB 녹취록을 공개하며 파장을 일으킨 진원지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운영하는 1인 미디어 '알릴레오'였다. 유 이사장은 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KBS가 김PB를 인터뷰 하고도 방송하지 않고 검찰에 넘겼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사회적 의제로 열리는 대규모 집회를 기성 매체가 아닌, 1인 미디어가 현장을 취재해 알리고 공영방송의 보도행태에 제동을 거는 현상은 주목할 만 하다. 

이에 대해 1인 언론사 <아이엠피터TV> 운영자인 임병도 대표는 "현장엔 기성 미디어는 없다. 오히려 현장취재 위주가 아닌 1인 미디어까지 나와 현장을 생중계했고, 이를 소재로 콘텐츠를 만들었다"며 "검찰개혁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명제다. 그런데 이를 주류 언론이 정보를 움켜쥐고 취재한 게 아니라 1인 미디어가 주도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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